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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으면 뭐해! 나와서 같이 즐겨~”배움으로 노후를 보내는 꽃노년 학생들
배주연 기자  |  bjy@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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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호] 승인 2016.10.24  14: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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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수) 오전, 조례동에 있는 순천시 동부종합복지관을 찾았다. 꽃노년 학생들이 복지관에 많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박두홍 관장을 만나 복지관 운영현황을 듣고 있을 때 은발이 잘 어울리는 여성 한 분이 왔다. ‘노노강사’란다. ‘노노강사’는 노인을 가르치는 노인 강사를 일컫는 말이다. 동부종합복지관에서 활동하는 46명의 강사 중 노인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6명과 재능기부 노인 10명 등 16명이 ‘노노강사’이다. 이수중에서 국어교사로 일했던 김양신(75세. 여) 씨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탁구를 쳤는데, 지금은 탁구 강사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2층 기능회복실에서 만난 박안복(76세. 여) 씨는 조례동에서 왔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난 말 잘 못하는데…”라더니 인터뷰가 시작되자 달변가로 변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 동사무소에서 노래를 배우다가 복지관을 알게 되어 나온다. 박안복 씨는 “개근상 받으려고 매일 빠짐없이 온다”고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복지관의 첫 셔틀버스를 타고 와서 막차를 타고 귀가한다. 월요일엔 왈츠, 화요일은 자이브댄스, 수요일은 한국무용, 싱싱체조, 챠밍댄스, 목요일은 웰빙체조, 금요일은 룸바, 차차 등 13개 정도를 배우고 있다. 열정이 대단하다.

   
▲ 싱싱체조를 하는 정정남 씨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싱싱체조를 하는 대강당으로 가다가 만난, 김○○(68세. 남) 씨. 예전엔 자영업을 했는데, 허리가 좋지 않아 요가를 배우러 왔다가 지금은 한자교실, 스마트폰, 웃음치료, 싱싱체조, 헬스, 전통체조도 같이 배운다. “여기에서 요가를 한 후로 허리가 많이 좋아졌어”, “사람들 만나고, 새로운 것도 배우니 얼마나 좋아”라며 미소 짓는다. 

당구장에 가서는 조례동에서 온 정정남(79세. 여) 씨를 만났다. 2010년부터 동부종합복지관을 다니고 있다. 평소 춤과 노래를 좋아한다. 수강하는 프로그램도 왈츠·탱고, 자이브, 웰빙댄스 등인데 여기에 중국어, 영어, 컴퓨터도 배운다. 오후에는 주로 당구를 친다. 작년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중급 수준이라고 웃었다.

정 씨는 매일 8시 반에 와서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5시에 셔틀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간다.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 좋다고 하니 “내가 웃어야 다른 사람도 웃을 수 있지. 내가 나를 위해 내 마음을 즐겁게 해야 남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한다. 원래 성격이 쾌활하고, 낯도 가리질 않아 사람들이 따른단다. 가진 게 별로 없어서 그렇지 가난한 사람을 만났을 때 옷을 사준 적이 있을 정도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한다고 했다.

복지관을 찾는 이유를 묻자 “당뇨, 고혈압에 갑상선도 좋지 않은데, 집에만 있으면  우울할 텐데, 여기 와서 춤추고 사람들과 어울려 놀다 보면 아픈 것도 잊게 된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전업주부로 살았는데, 자녀들 모두 서울에 살고 지금은 혼자 산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친구도 사귀고, 말할 사람이 있어 좋단다. 싱싱체조를 할 때는 강사를 보며 열심히 몸을 흔들었다. 노래가 점점 빨라지며 율동의 동작이 커질수록 얼굴 웃음꽃도 만개했다.

저전동에서 왔다는 70대 여성은, 여기에선 할머니, 할아버지라 부르면 안된다고 알려주었다. 여자는 ‘여사님’, 남자는 ‘사장님’이라 불러야 한단다.
    
다시 찾아간 당구실에서 이현두(81세. 남) 씨를 만났다. 개관 시작부터 이곳에 나온다. 연향동 자택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 매일 아침 8시 20분에 출근하듯 직접 운전해 복지관에 나와서 오후 3~4시에 귀가 한다. 복지관에 오기 전에는 경로당을 이용했고, 그 이전에는 36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했다. 복지관을 찾는 이유는 “복지관이 없으면 노인들 여가생활이 어렵지”라며,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친구가 되고, 형님, 동생하게 돼”라고 말한다.

   
▲ 당구를 치는 이현두 씨

이현두 씨는 지금은 당구, 요가, 단전호흡, 댄스 스포츠 등을 배우고 있다. 연세를 묻자 “36년생이다”고 답했는데, 실제로는 한 60대 후반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현두 씨는 “즐겁게 웃으면서 사는 게 최고야”라며, “오늘도 스마일~”이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동부종합복지관 측에 따르면 이용자들 대부분이 아침에 와서 오후까지 머무른다. 프로그램 몇 개만 수강하러 온 경우는 드물다. 점심도 복지관 내에서 2000원에 해결할 수 있고, 중복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은 무제한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동부종합복지관은 하루 평균 500~600명이 이용하는데,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더 많다. 2016년도 하반기 프로그램은 어학 5개, 전통교실 3개, 댄스교실 3개, 정보화교실 1개, 취미교실 9개, 자율이용반 1개, 건강교실 10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에서 대강당에서 100명 인원으로 하는 건강교실은 34개 반이나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순천시에 주소를 둔 65세(1951년생 이전)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주민등록증을 지참하고 사무실에 방문하여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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