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를 열며 |『순천소식』, 정녕 빛 좋은 개살구인가?

‘정원을 품은 행복도시’라는 시정목표는 시정홍보지인『국가정원 순천소식』이라는 제호에 선명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시민이 행복한가는 별개다. 마찬가지로『순천소식』을 값비싼 수입용지로 만드는 것과 내용이 값있게 채워지는 것은 별개다. 본지 기획위원회는『순천소식』이 순천의 상황을 제대로 알려내고 있는지 살펴봤다.

여타의 지자체 소식지와 비교하여『순천소식』은 어떠한지 들여다보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순천소식』을 위한 제안을 시도한다. 이를 토대로‘순천의 이미지는 순천 사람의 이미지다’는 기본에 충실한『순천소식』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본지 기획위원회)
 

시정홍보지 순천소식의 정체를 묻다

▲ 순천소식지 표지 사진 (2007년부터 최근호까지)

순천시에서는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1996년부터 시정소식지로 『순천소식』을 발행하기 시작해서 올 가을에 발행한 140호에 이르고 있다. 『순천소식』은 초창기에는 월 1회 발행하다 2007년에 당시 노관규 시장이 소식지 과다 발행으로 도선관위에 고발된 것을 계기로 분기 1회 발행으로 전환되었다. 52쪽 분량으로 호당 55,000부를 제작해서 세대에 5만 여부를, 나머지는 기관 및 다중 이용시설, 타지자체와 향우회 등에 배포하고 있다. 순천시 총세대의 절반 정도에 배포되는 셈이다.
 

『순천소식』총세대 절반 배포
  편집위원회, 전문가로 보기 어려워
  형식적 구성 아닌지

『순천소식』지 발행 업무는 안전행정국 홍보전산과에서 담당하고 있고 발행 비용은 호당 4천5백만 원 정도로서 관련 예산이 올해 1억 8천만 원 잡혀 있다. 시에서는 소식지 발행에 필요한 조례(순천시보 및 순천소식지 조례)를 제정하여 소식지 편집위원회를 두고 있다. 편집위원회는 당연직으로 부시장이 위원장, 소관 국장이 부위원장이 되며, 위원으로 위촉된 시의원 2명과 교수 1명, 전문가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민간인 위원은 조경 전공 교수, 작가, 대학생으로, 위원 전체가 편집 또는 홍보 분야의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다. 소식지의 내용은 업무 담당자가 제작 계획을 수립하고 한 시간 남짓 두 차례의 편집 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이는 편집위원회가 편집의 책임과 권한을 갖기보다는 심의와 자문 역할에 그치고 있으며, 조례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구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기사 대부분 필명 없어
시민 참여 여지 좁아

소식지의 기사는 대부분 필자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이는 관련 부서의 공무원이 쓴 것으로 보인다. 또 호당 원고료가 15만원에 불과하여 시민이 소식지 제작에 참여할 여지가 매우 좁다. 그 결과 『순천소식』은 소통의 공간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지면과 고급 지질에도 불구하고 읽을거리로서의 매력은 크지 않다.
 

읽을거리로서의 매력 작아
매호 10회 안팎 시장 사진
순천시장 사진 많아
시장 홍보용 의심

다른 지자체의 소식지에 비추어 『순천소식』을 보면 우선 지자체장의 사진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매호마다 10회 안팎으로 시장 사진이 시정 관련 기사 속에 등장한다. 소식지가 시장 홍보용이라는 혐의의 주된 근거다. 실제로 2007년에 소식지를 과다 발행하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이 시장을 기소유예 처분한 바 있고, 2010년에는 시의회가 “순천시가 소식지를 시정 홍보보다는 시장 개인의 홍보 도구로 사용했다”며 2011년 소식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전례가 있다.
 

내용은 다양성 잃어
시민의 알권리 충족 미흡
의정활동 소개 피상적

한편 정원박람회 개최가 확정된 이후 이와 관련된 기사가 매회 너무 많은 분량을 차지하면서 소식지의 내용이 다양성을 잃고 있다. 더불어 순천시를 관광지로써 외부에 홍보하는 듯한 기사가 많아, 시정에 대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소식지 본래의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나고 있다. 의회 관련 기사는 회의 장면이나 의원 개인의 사진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 지자체장의 사진이 다수 게재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반면에 심의된 의안이나 발언을 제목만 소개해서, 쟁점이 되거나 관심이 집중된 의안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매우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시 집행부와 더불어 시정을 이끌어가는 양대축이므로 의회 관련 지면을 늘리고 의정활동을 보다 상세히 소개할 필요가 있다.
 

소식지, 시민 관심 낮아
배포된 소식지 쌓여
예산과 자원 낭비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소식지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는 낮아, 배포된 지 두 주가 지나도록 아파트 현관 앞에 책자가 쌓여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예산과 자원을 낭비하는 꼴이다. 이러한 여러 지적들을 개선하고 시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소식지가 될 수 있도록 편집위원회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또한 업무 담당자들의 각별한 노력이 요청된다.

김계수 기획위원, 배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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