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요가 수행자의 결혼과 이혼

 

▲ 장용창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주인공 김민우와 함께 인도 요가 스승들의 답을 들어 볼까요?

히피들이 요가의 고향 리시케시에서 하는 짓은 요가의 가르침에 따라 현재를 즐기는 것이었다. 그저 먹고 어슬렁거렸다. 게 중엔 북을 치면서 노는 부류들도 있었는데, 하루는 김민우가 이들을 따라갔다. 악보가 따로 없고, 기타같은 멜로디 악기와도 금새 어울렸고, 호주 원주민들이 사만년전부터 불었다는, 파피루스 가지를 통으로 잘라 만드는 드제리두라는 악기와도 잘 어울렸다. 그냥 그 순간에 떠오르는 리듬들을 노래로 만들어내는 히피들의 음악은 북과 시타르(Sitar) 등으로 연주하는 인도 음악과도 같은 정신에 있었다.

김민우는 어느 날 이들을 따라 북치면서 놀기 좋은 곳을 따라 갔는데, 그곳은 비틀즈의 아쉬람이었다. 버려진지 수십년이 지나, 지금은 코끼리 똥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숲이 되어 버렸지만, 일인용 명상 돔 등의 건물 백여 채가 수만 평쯤 되는 부지에 펼쳐진 거대한 낙원이었다. 과거에 비틀즈가 번 돈을 죄다 기부했을 때는 요가의 스승들과 제자들의 노랫소리로 가득찼을 것 같은, 커다란 야외 무대같은 곳에서 김민우는 히피들과 북을 치기 시작했다. 원초적인 북소리는 그의 마음을 구석기 시대쯤으로 데려갔다. 어떻게 연주하겠다는 정해진 약속이 전혀 없었지만, 대여섯 명의 연주는 기막힌 조화를 이루었다.

버려진 비틀즈 아쉬람은 리시케시의 서남쪽 끝에 있어서, 동북쪽 가운데쯤 있는 그의 거처인 락시미 아쉬람으로 한 시간쯤 걸어서 왔다. 걸어오는 길에 그가 처음 와 본 남쪽의 다른 아쉬람에서 작은 광고를 발견했다.

요가 철학 5주 과정, 그 광고를 보고는 현재를 즐긴다고 잠시 잊었던 그의 계획이 생각났다. “맞아. 왜 사는지에 대한 답을 체계적으로 해보겠다고 왔지?”

그는 히피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광고에 나온 베다 니케탄 아쉬람으로 들어가 요가 철학 강좌가 있는지 물어봤다. 이미 시작해서 한 주 정도가 남은 상태라고 했다.

“그럼 지금부터 들어도 돼요? 어떻게 등록하죠?” 김민우가 물었다. “물론이죠. 따로 등록 같은 건 없고, 그냥 매일 아침 10시에 스와미의 방으로 가면 됩니다” 자기가 찾던 강좌를 이렇게 만나게 되어 마음이 설레었다. 락시미 아쉬람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거의 한 달을 보낸 뒤였다. 그리스에서 온 여신 아테나와 작별 인사를 하고 당장 베다 니케탄 아쉬람으로 숙소를 옮겼다. 4월초, 인도에 온지 석달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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