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규
전라남도 청소년미래재단 원장
소음과 신호(정보)가 쏟아지는 사회. 자신도 모르게 소음에 중독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신호는 진실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완전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와 가능성,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일깨우는 정보다. 반면 소음은 신호가 아닌 그 외의 모든 것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 부정적이고 그릇되며 무익하고,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정보를 가리킨다.

우리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24시간 내내 쉼 없이 돌아가는 각종 매체에 둘러싸여 소음과 정보에 중독된 채 살아가고 있다. 무엇이든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단계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며, 그 다음 단계는 유혹적인 상황에서 스스로 탈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술집은 쳐다보지도 않거나 집에 있는 술병을 모두 버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소음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소음으로 가득한 환경을 피해야 한다.

소음량을 5퍼센트 줄이면 신호를 포착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아진다. 다음과 같이 쉬운 방식이 있는데 실행이 문제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처음 5분 동안 라디오 켜지 않기, 경제 혹은 시사 예측 프로그램 안 보기,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 광고가 나오면 '음 소거' 버튼 누르기, 인터넷 브라우저 북마크에서 뉴스 사이트 링크 삭제하기, 작업 중에는 가사 없는 음악 듣기 등.

부정적 소음은 우리 사회 어디에나 만연해 있다. 이는 기회와 정보, 그리고 인지적·감성적·사회적 자원을 활용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긍정적 신호를 차단한다. 성공 신호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소음과 신호를 구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 다음 능동적 혹은 수동적 전략을 이용해 외부 세계와 우리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차단하거나 상쇄해야 한다. 소음을 줄일수록 신호는 강해지고, 그에 따라 잠재력이 더욱 강하게 발휘된다.

필자에게는 소음에서 벗어나 책 읽는 생활습관이 신호를 얻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은 어느 곳에서든지 우리를 연결해주지만, 한편으로는 온갖 소음의 통로다. 그래서 스마트폰은 몸에서 분리한다. 카톡과 밴드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여 가끔씩 살펴본다. 식당에서 손님이 우리들뿐이면 텔레비전을 꺼달라고 한다. 조용해진 식당은 편안하고, 대화와 음식 맛을 즐길 수 있다. 들고 다니는 가방에는 책을 챙겨 넣고, 틈나면 읽으니 지체되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다.

읽기란 접촉하는 운동이다. 더 우월한 힘을 지닌 또 다른 누군가와의 격렬한 신체적인 레슬링이다. 그 누군가와는 가까운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책 읽는 사람들은 읽지 않는 사람들보다 체력 단련을 더 많이 하고,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박물관 극장 연주회에 더 많이 가고, 자원봉사나 선거 관련 업무에 더 많이 참여한다고 한다.

깊이 있는 독서는 주의력을 창조한다. 과중한 시청은 주의력을 파괴한다. 이는 삶의 양쪽 끝에 있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유년 시절 초기에 과중하게 시청한다면 주의력과 반성을 담당하는 두뇌 네트워크의 발달이 저해된다. 노년에 과중하게 시청한다면 두뇌의 악화를 촉진하고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독서는 그것 자체로 강렬한 즐거움일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두뇌를 발달시키고 유지하는 데에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또 경험을 고조시키기도 한다면 더욱 만족스러울 수 있다. 플로베르의 말이 명쾌하다.

“아이들처럼 재미를 위해 읽지 말라, 야심가들처럼 지시를 받기 위해 읽지 말라. 그런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읽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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