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집 첼로 독주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다

9월 26일 늦은 7시 30분. 순천문화건강센터 2층 다목적홀에서 박영집 첼리스트 연주 및 우정 출연한 이들의 공연이 있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좌석 대부분이 찼으며, 공연자들은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박영집은 첼리스트이자, 파파스 중창단의 지휘 및 오케스트라 단장을 맡고 있어서 이들의 우정 출연이 있었다. 파파스는 순천 별량중학교 학부모 중에서 아빠들이 자생적으로 만든 합창단이다.

 

▲ 박영집과 장유진이 를 연주하는 중이다.

첫 무대는 골터만의 <The Faith>로 시작하여, 슈만의 <Fantasy Pieces>로 이어졌다. 다음 곡인 <Song of the birds> 연주에 앞서 박영집은 이 곡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스페인 출신의 첼리스트 카잘스는 프랑코 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의미로 공식적 연주 활동을 모두 접었다. 그리고 1971년 UN 회의장에서 “제 고향의 새는 피스(peace), 피스라고 웁니다.”라 말하며 고향 카탈로냐의 민요를 연주해서 좌중을 숙연하게 만들었던 일화가 전해진다.

▲ 박종열이 <그날이 오면>을 열창하고 있다.

테너 박종열은 <You raise me up> 다음에 부른 <그날이 오면>을 마친 후에는 “고 백남기 어르신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을 덧붙혔다. 이날 초반과 중반에 선정된 곡들은 정부의 과잉진압에 의해 스러진 의인의 뜻을 기리고, 평화롭고 즐거운 참된 세상인 그날이 오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것이리라.

▲ 박영집, 유채환, 박훈주가 멘델스존의 곡을 연주하고 있다.

첼로 박영집, 바이올린 유채환, 피아노 박훈주는 멘델스존이 작곡한 곡으로 합주를 했다. 전라도 음식에 돼지고기, 김치, 홍어를 같이 싸서 먹는 ‘삼합’이 있는데, 각자의 맛을 가지면서도 서로 어울려 더 깊은 풍미를 준다. 이들의 공연이 바로 그러했다. 

▲ 파파스 중창단이 <라라라>를 합창하고 있다.

진지했던 초반과 중반의 공연 뒤에는 멋진 아빠들 ‘파파스’의 흥겨운 합창 선물이 이어졌다. 박성훈이 작곡하여 오월 창작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우리가 꿈꾸는 세상>으로 몸을 풀던 아빠들은, MBC 광양만권 가족한마당 금상을 수상한 <라라라>에서는 관객까지 들썩이게 할 정도로 유쾌, 발랄한 몸짓으로 노래를 불렀다.

후반은 달달한 분위기로 가서, 초반에 등장했던 피아니스트 장유진과 박영집의 첼리스트가 동일한 흰색 의상을 입고 나타나, 영화 <라붐>의 주제곡, <Reality>와 <피아니스트의 전설>의 삽입곡 <Playing Love>을 연주하여 화이트데이 분위기를 만들었다. 엔딩과 앵콜은 쇼팽의 곡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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