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순천 로컬푸드 남창우 본부장

▲ 순천만국가정원 동문 주차장 인근에 위치한 순천로컬푸드 직매장

지난 5월에 순천만국가정원 동문에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이 개장했다. 시민주주 1천89명이 참여한 민관공동출자법인이라는 독특한 출생 이력과 남다른 운영방식을 갖고 있다. 이에 남창우 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시작은 어떻게?

3년 전부터 준비를 했다. 순천에 있는 농가를 일일이 방문하여 사업 취지를 알리고, 출하신청을 받았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향하는 지역경제의 순환과 자립이라는 가치를 위해, 순천 소재지로 한정했다. 농민과 농지가 모두 순천인지 확인을 위해서 농지원부, 농업인 경영체 등록부와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하도록 했다. 재방문하여 농장현황을 파악하고, 토양 중금속 검사를 실시했다. 최종 선정된 농가는 출하교육을 받는다. 가공업체의 경우는 품목 제조 보고서와 원물 수급 내역서를 확인한다.
 

▶ 거래하는 농산물은 친환경인지?

현재 거래하는 곳은 가공업체를 포함한 430개 농가가 있다. 농산물은 제초제와 호르몬제 사용을 금지하며, 유전자변형이 아니며, 유기합성 농약과 토양소독제 안전사용기준을 준수한다. 가공식품의 경우 로컬푸드 농산물 안전기준(무제초제, 잔류농약 허용기준치 이하, 무항생제, 무호르몬제)을 충족하는, 순천산 원재료가 50%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친환경적인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도 포함한다. 고령농이나 소농, 영세농 등의 경우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매일 영농일지를 작성해야 하는데, 현실 여건상 어려운 경우를 고려했다. 그리고 생산자, 소비자, 법인의 대표로 각각 2명이 모여 구성된, 안전성심의위원회가 매월 1회 회의를 한다. 40개 이상의 표본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공인된 외부기관을 통해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한다. 지금까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2회, 식약청에서 1회 방문하여 제품에 대한 안전검증을 거쳤다.
 

▶ 농산물 가격 책정과 수익금 배분은?

생산하는 농가가 직접 가격을 정하여, 동일한 무게의 상품일지라도 생산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그리고 이 가격에는 농산물의 생산부터 매장 진열까지 유통의 전체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농민의 수고까지 포함되었다. 다품종 소량생산의 지역 영세농 입장에서 보면, 생산자가 직접 가격 책정을 하고, 진열까지 담당하니 직거래방식에 가깝다. 또한 소비자도 가족이라는 생각에서, 작황이 부진하여 외부에서는 가격이 심하게 요동치더라도, 여기에서는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현재의 농산물 유통구조는 지나치게 복잡한 단계를 거치면서, 식량 주권을 경매사가 가지고 있는 폐해를 낳고 있다. 수익금 배분은 농가가 90%를 가져가며, 남은 10%는 매장 운영비로 사용한다.

▲ 매장에서 시장을 보고 있는 소비자들

▶ 현재 매출액과 회원수는?

임시개장은 5월 6일에, 정식은 21일에 개장했는데, 100일만에 6억 매출액에 회원수가 3,200명이 되었다. 현재 9월 12일 기준으로 매출액은 8억 3천이다. 하지만 지난 푸드&아트 페스티벌에서 쿠폰으로 판매된 매출이 정산이 아직 안된 상태라, 조만간 10억 달성도 어렵지 않다. 회원수는 3,350명 정도이다.


▶향후 추가 개점 계획과 전망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3호점까지 생각하고 있다. 현재 1호점의 매장 규모는 100평 정도에 순수 매장은 70평 정도로 작아서, 농가 소득과 경영 안전성에 한계가 있기에, 다음 매장은 규모를 더 크게 하고 싶다. 소비자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도농간의 교류가 확대되고, 서면 구만리에 거점농민가공센터가 지어져 활성화되면, 고부가가치의 실현으로 농민소득에 더 기여하고, 나아가 지역의 농업을 중심으로 선순환 경제체제가 차츰 자리를 잡을 것이다.

▲ 순천 로컬푸드에서 지향하는 7대 가치

▶ 추가로 말하고 싶은 것은?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민들은 “각시가 셋은 되어야 농사를 짓는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일손이 많이 필요한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말로는 친환경을 산다고 하면서도 막상 못생기면 구매를 하지 않는다. 홑알구조가 아닌 떼알구조여야 땅이 숨을 쉴 수 있다고 한다. 알갱이가 분자 상태로 있는 단립구조처럼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는 친환경 농산물 보급이 어렵다. 나, 가족, 동네, 지역 그리고 지역과 지역이 서로 신뢰하고 상생하는 선순환의 떼알구조를 꿈꾼다.
 

     후 일 담       

 
 
인터뷰 전에 소비자 신분으로 시장도 볼 겸 매장을 둘러보았다. 매장 입구 벽면에는 각각 생산자와 소비자라 쓰인 두 잎의 새싹에 인물 사진이 빼곡하게 있었다. 그 옆에는 순천로컬푸드의 발자취라 하여 2014년 2월 로컬푸드 전담 조직의 인물 사진부터 시작하여 인증샷과 설명. 또 “농부아저씨 당근 오이가 맛있어요.” “계산아줌마 더우니까 아이스크림 먹고 일해요.” 등 아이들이 적은 표지판이 보였다. 저절로 엄마 미소 유발. 이것저것 산 후 영수증을 보니 품목마다 생산자 000이라 적혀 졸지에 출석 학인하는 선생님 된 듯. 사무실이 없어서 인터뷰는 매장 옆 전남마을기업판매점 내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 진행했는데, 중간에도 일하러 왔다 갔다 하는 본부장. 거기에서 한가한 사람은 나 혼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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