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관석
지난 8월 18일 순천만습지센터에서 ‘순천만의 항구적 보전과 접근성 향상’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스카이큐브 운행사인 에코트랜스는 순천만정원에서 순천만문학관까지 운행하는 스카이큐브를 순천만습지까지 1.2km 정도 연장 운행하면 현재의 적자를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스카이큐브 운행이 순천만의 친환경적 측면에 기여한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이는 아전인수식 주장이다. 스카이큐브 운행은 처음부터 생태관광지의 특성을 외면한 운영자의 사업적 욕망만 내제되어 있었다. 생태관광의 특성인 느림과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으려는 탐사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맞지 않은 사업이었다.

올 여름 순천만습지는 순천시와 시민의 순천만 보전의지와 상관없이 엄청난 생태적 교란을 겪고 있다. 그 좋은 갯벌 위는 해파리들이 뒤덮었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인한 교란이라고 하지만, 이는 인근지역이 파괴되어 순천만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깊고 광범위한 생태교란 현상이다. 지구적 차원의 온난화 영향이 막대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지구에 살아가는 생물체 전반의 교란과 위기를 증폭시키는 상황이 되고 있다. 순천만도 이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

순천만습지의 가치는 지구온난화 위기와 관련이 있다. 근대의 산업혁명과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난화물질의 과다 발생, 이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의 대비책으로 전 세계가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고, 자연생태를 살리기 위한 노력과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 한반도의 남쪽 끝 순천만도 생태가 살아있는 귀중한 습지로 부각되면서 람사르습지에 등재되었다. 이에 편승해서 순천시와 대한민국은 순천만을 관광지로 활용하여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순천만정원이 만들어지고 스카이큐브도 설치하였다. 그러나 생태관광과 일반관광 사이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순천만정원 조성과 스카이큐브 사업이 그것이다. 올 여름 더위 보다 더 강력한 자연재해의 경종이 끊임없이 울리고 있는데, 자연의 원형을 훼손한 거대한 인공정원을 만들고 스카이큐브를 내달리게 하고 있다.

스카이큐브를 친환경적이라 주장하는 것은 시민을 현혹하는 혹세무민이다. 스카이큐브 운행을 위해 1년 전기요금이 약 8000만 원 쯤 된다고 한다. 상업용이기 때문에 가정용 전기보다 싸다. 지붕 위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한 세대가 1년에 평균 20만 원 정도의 전기를 쓴다고 가정하면 약 4000호의 가정에서 쓰는 전기와 맞먹는다. 이 전기는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는가? 대부분 석탄이나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생산한다. 전기의 과다 사용은 그 자체로 지구온난화를 촉진한다.

습지보호구역 지정이 지구온난화 감소와 연결된다고 볼 때 온난화를 촉진하는 교통수단을 설치하고, 영업이 안 되니 선로를 연장하여 운행하면 흑자로 전환된다는 논리는 무엇인가? 마치 순천만이 스카이큐브 때문에 있는 것 같은 주객전도의 현상이다.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지만 사업자는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대체 순천시는 어찌하여 이런 소모적인 논란을 유발시키고 침묵하고 있는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불필요한 논쟁을 불식시켜야 한다.

지금의 인류를 가마솥 안의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순천만은 지구온난화를 치유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순천만에 잘못된 시정이나 얄팍한 상술이 파고들어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하면 순천만도 죽고 순천시도 죽는다. 지난 생명은 죽고, 새로운 생명은 끊임없이 태어난다. 생명체의 건강한 유전자 순환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건강한 습지는 정말 소중하고, 우리 인류에게도 꼭 필요하다. 순천만이 보전되어야 하는 이유이며 본질이다.

서관석 대대동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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