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우리 상철(가명)이는 중학생인데 수업시간에 이미 아는 것만 배우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은 새로운 것, 몰랐던 것을 배우고 싶은데 그렇지 않으니 이제는 수업 시간이 따분하게 생각되어지고 때로는 졸음이 온다고 합니다. 이런 아이에게 제가 해 줄 수 있는 얘기는 학교는 한 사람에게만 맞추어 가르쳐 줄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네가 이해를 하고 적응을 해 보라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혹시나 이러다가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할까 봐 그것이 염려됩니다. 현재 상철이는 성적은 상위권이고 수업 시간에 항상 책을 한번 읽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서점에 가서 재미있어 보이는 책이 있으면 그것을 읽고 와요. 특히 과학 쪽에 많은 흥미가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호기심이 생기면 그것을 꼭 해결하고 넘어가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아는 것이 많아요. 아이가 이러니 부모로서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됩니다.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게 될 것 같은 염려가 생겨요. 상철이를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까요?

이러면 어떨까요

상철이처럼 지적 호기심이 강하고 수업에 항상 준비하고 들어가는 경우 수업 시간에 자신이 알지 못한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데 그렇게 쉽게 채워지지 않죠. 기대를 하는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경우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고 수업 시간이 재미없어집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는 것도 그다지 신나지 않을 거예요.

중학교 과정의 학습 내용은 우리가 현대 사회를 영위하면서 필요한 상식 수준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TV의 퀴즈프로그램에 나오는 문제들을 보면 중학교 교과과정의 내용이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시중에 나와 있는 평이하게 읽을 수 있는 정보지나 잡지의 내용도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상철이가 이런 책들을 읽고 지식을 얻고 정보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수업 시간에 다루는 내용에서 그 이상을 기대할 때 그 욕구가 충족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또 상철이가 미리 수업 내용을 읽어서 준비한다고 하니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가 어렵지요. 왜냐하면 선생님께서는 교과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 수업을 듣는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수업 계획을 짜시기 때문입니다. 교과서를 학습하고 들어간 상철이에게는 반복이 되지만 예습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내용으로 배우게 되는 겁니다. 이런 점들을 상철이가 이해해야 하겠지요.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고 지금까지 상철이가 가지고 있던 지적 욕구를 포기하거나 수업 시간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유지해 온 좋은 학습 습관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 같아 염려됩니다.

그래서 상철이가 유지해 온 좋은 학습 습관을 계속 지켜나가는 것이 훨씬 유익합니다. 지금까지 해 온 대로 배울 내용을 미리 읽고 책도 많이 읽음으로 자신의 실력을 쌓아 두는 것은 나중에 큰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상철이가 수업 시간이 지루해지는 느낌을 극복하기 위해서 생각해 볼 방법은 미리 수업 내용을 예습하다가 생기는 의문들을 기록해 두었다가 그것을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질문하고 함께 친구들과 그 문제를 공유하고 나누어 보도록 하세요. 그러면 수업 시간이 새롭게 느껴지고 기대가 되지 않을까요? 수업 시간은 이미 일정하게 정해진 시간 내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수업을 마친 후에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질문해도 좋겠지요.

그리고 상철이가 아는 것이 많다고 했는데 그것을 친구들에게 알리고 함께 그 지식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러면 친구들과 훨씬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기도 하겠지요. 수업 시간에 졸음이 오는 것은 상철이 기대만큼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루해져서 그런 것이지요. 수업 시간에 내가 얻을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수업 시간을 통해 내가 미리 예습한 내용이 정확하게 바로 이해되었는지를 확인해 보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수업 시간에 집중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공부하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나 더 설명을 듣고 싶은 내용을 질문하면 수업의 활력소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때로는 수업 분위기를 활성화 시켜 선생님도 기뻐하실 겁니다.

중학교 때는 지적 호기심이 가장 왕성할 때이고 그리고 굉장한 지적 능력을 발휘할 때입니다. 이런 발달단계를 고려하면서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자신의 그런 욕구들을 무시하지 말고 잘 발휘하도록 도와주세요. 이 시기를 통해서 얻은 지식은 오래도록 생활하는 면이나 고등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현재라고 생각하고 계속 성실히 공부하고 생활하도록 도와주세요.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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