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성호
한국서양사학회 회장
세계인의 축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8월 22일(월) 17일 동안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 등 총 21개의 메달을 땄다. 양궁, 태권도, 사격, 펜싱, 골프에서는 선전하였지만, 구기 종목과 배드민턴, 유도, 레슬링 등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리우올림픽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으로 좋지 않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메달 19개를 딴 이후 32년 만에 최저이고, 금메달 획득 종합순위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7위와 2012년 런던 올림픽 5위에 비해 저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5년 현재 세계 GDP 순위 11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이 종합순위 10위 전후를 차지한 것이 나쁜 성과인가? 오히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이 국력에 비해 과도하게 올림픽에 집착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한국이 올림픽 기초종목에서 메달을 전혀 따지 못한 것이 큰 문제이다. 기초종목에는 육상 47개, 수영 33개, 체조 14개 등 총 94개의 메달이 걸려있다. 한국에 비해 중국과 일본은 국가의 지원과 탄탄한 사회체육을 기반으로 하여 육상, 수영, 체조 등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기초종목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회체육 기반과 우수 선수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올림픽 메달 집계방식도 금메달 우선순위 방식에서 총 메달 획득순위 방식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미국 NBC, 영국 BBC, 한국 KBS 등 대부분의 세계 언론은 금메달 우선순위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미국 NBC방송이나 캐나다 CBC 방송, 한국 매일경제신문 등은 총 메달 획득순위를 보도하고 있다. 한국은 리우올림픽에서 8월 21일(일) 현재 금메달 우선순위로는 8위, 총 메달 획득순위로는 11위를 차지하였다.

세계 1등을 나타내는 금메달은 정말 대단하지만, 수많은 세계선수들 사이에서 2등, 3등인 은메달이나 동메달도 그 가치를 절대 폄하할 수 없다. 더욱이 금메달 위주의 집계방식은 1등만 생존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사람들에게 강하게 심어준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매일경제신문이 총 메달 획득순위로 올림픽 종합순위를 보도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앞으로 한국의 모든 언론들이 총 메달 획득순위방식으로 올림픽 성과를 보도해나가기를 기대한다.

리우올림픽은 저예산 올림픽도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브라질은 내부 경기침체와 정치 불안으로 올림픽예산을 충분하게 집행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새로운 세상’이라는 올림픽 개막식 공연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20분의 1, 2012년 런던 올림픽의 2분의 1 예산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특유의 아름답고 흥겨운 무대를 선사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17일 간의 올림픽 일정도 큰 무리없이 진행하여 저예산 올림픽이 가능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도 리우올림픽을 거울삼아 외형위주의 올림픽이 아니라 알찬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경기시설에 지나친 일회성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경기장 재배치나 경기 분산개최를 통해 예산절감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은 성과중심주의 올림픽에서 벗어나 내실있는 올림픽 주최국으로 나아가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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