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 트랙을 통해 드러난 교육당국의 무능·무책임

지난해 환경부가 수도권에 있는 초등학교 30곳의 인조잔디운동장과 우레탄 트랙에 대한 유해물질 실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25개의 초등학교 중 13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pb) 성분이 검출되었다.

이에 놀란 교육부가 올 3월부터 6월까지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우리나라의 초‧중등학교 2763개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한 결과 64%에 해당하는 1767개 학교에서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되었다.

순천에 있는 학교에 대한 실태조사에서도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26개 학교 중 절반인 13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되었다.

중금속 중 납(pb)의 경우 허용 기준치는 90mg/kg이하인데, 순천왕운초등학교의 경우 3607mg/kg이 검출되어 허용 기준치의 40배를 초과했다. 순천동명초도 허용 기준치의 28배를 넘겨 검출되었고, 순천왕운중과 순천봉화초, 순천매산고 등이 허용 기준치의 20배를 초과해 검출되었다. 어린이들이 중금속인 납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뇌 손상 등의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번 실태조사가 있기 전까지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교육부는 물론 지역교육청과 일선 학교에서도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오랜기간 우레탄 트랙에서 운동하고 뒹굴며 위험에 노출되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교육부에서는 일선 학교의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이 다량으로 검출되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시․도교육청과 함께 2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여름방학 중에 우레탄 트랙을 전면 철거하겠다고 밝혔으나 개학을 10여 일 앞둔 지금까지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일부에서 우레탄 트랙에는 이번에 전수조사를 한 중금속 외에도 프탈레이트 등 환경호르몬을 방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교육당국에서 한 실태조사는 4가지의 중금속만을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더 많은 종류의 인체 유해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따라서 문제가 된 우레탄 트랙을 하루 빨리 철거해야 하고,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검출된 학교의 학생들에 대한 건강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당국의 이번 실태조사는 우레탄 트랙 만을 대상으로 했고, 농구장 등 우레탄 구장에 대한 유해성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또 유치원과 대학도 상반기 실태조사에서 제외했다. 따라서 유치원과 대학, 공공체육시설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구장 등에 대한 전면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