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용창
용창 : 지난번에 선생님은 자기가 틀렸음에도 맞다고 우기거나 결국 입을 닫아버리는 사람들이 가진 느낌은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상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요? 그 다음은요? 어떻게 하면 이런 사람들하고 비폭력대화를 할 수 있죠?

선생 : 좋아요. 그렇게 틀린 것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그래서 틀린 걸 맞다고 우기고, 용창씨 앞에서 입을 닫아버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욕구는 뭘까요?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입을 닫아버릴까요?

용창 : 혹시, 자기보호의 욕구인가요?

선생 : 그래요. 그럴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은 우선 자기를 보호하는 게 중요할 거예요.

용창 : 그런데, 제 말씀 들어보십시오. 이 자기보호의 욕구는 참으로 어리석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자신의 생각과 자기자신을 동일시하는 착각으로부터 나온 거거든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해서 자기 자신이 틀린 건 아니잖아요? 그런 착각의 동일시를 극복하고, 학교에서 문제를 틀렸을 때 받았던 수치심을 극복하는 것은, 사람이 자기 성장을 위해서 거쳐야 할 자기 자신의 숙제가 아닌가요? 제가 그것까지 이해해 줘야 하나요?

선생 : 자기보호의 욕구가 어리석다거나, 착각의 동일시를 극복하는 것이 그 사람 본인만의 숙제라는 것에 대해 저는 동의하지 못하겠네요. 그 어떤 욕구나 느낌도 어리석은 건 없어요. 우리는 지금 용창씨의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까에 대해 논의하고 있어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용창씨는 상대방과의 연결이라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조금 전 말씀에서 다시 한번 용창씨는 상대방과 자신을 분리시키고 있네요. 우리가 우리의 상처를 극복하고 서로 연결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 아닐까요? 상대방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다면 용창씨와도 편하게 얘기하고 연결과 소통도 잘 되겠지요. 그러니 그 상처를 치유하는 걸 용창씨가 도와주는 건 용창씨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인 것 같은데요?

용창 : 하지만, 저는 억울해요. 왜 저만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사랑을 줘야 하죠?

선생 : 용창씨만 그들에게 사랑을 일방적으로 준다... 정말 그럴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용창씨 스스로에게 맡겨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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