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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청년이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죽은 사고를 계기로 비정규직의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 지방자치단체의 상황은 어떨까?

지난 5월에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지자체가 무려 46.4%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순천광장신문에서는 순천시의 하수도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의 월급이 지난해와 비교해 40만 원 가까이 줄었고, 순천만정원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임금을 26%나 삭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에서는 순천시 청소대행업체에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른다.

그래서 순천광장신문 기획위원회에서는 순천시청 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태를 취재하였다. 프랑스 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 기획은 차후에 순천 내 여타 기업체 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살펴보기 위한 비교 기준으로서의 의미도 있음을 부연한다.  / 순천광장신문 기획위원회



순천시청 직원 약 30%가 비정규직 노동자

“상시·지속적 업무는 무기계약직 전환해야”지적

최근 사회적 양극화 문제의 핵심 의제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민간 부분의 비정규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사회의 공공선을 이끌어야 할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공공기관 내 기간제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공공기관 내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조충훈 순천시장도 순천시청 내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순천시는 기간제 노동자 202명 가운데 19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순천시에는 기간제 노동자가 232명이나 된다.

그리고 순천시청 홈페이지에는 기간제 노동자 채용 공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2015년부터 2016년에 순천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간제 채용공고는 126건이나 된다. 기간제노동자를 줄이자고 하면서 한편에서 순천시는 기간제노동자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순천시 총무과 관계자는 “국비로 추진하는 사업이나 특정 기간에만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 기간제를 채용하고, 상시․지속적인 업무는 기간제를 채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순천시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순천만습지 매․검표, 순천만에코촌 환경미화원, 체육시설관리소 청소원 등 상시․지속적인 업무로 보이는 업무도 기간제노동자를 채용하고 있다.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발표로 조사대상의 46.4%(112곳)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도록 예산을 편성하였다. 순천시도 해당되었다. 가군은 사무보조원, 단순노무원 등, 나군은 사회복지사, 영양사 등, 다군은 교통단속원 등, 라군은 도로보수원 등이다.
 
▲ 무기계약직은 정원 대비 현인원이 약 79%, 환경미화원은 약 92%에 불과하나, 기간제는 106%를 넘어섰다. 정원 대비 무기계약직은 적게 채용하고, 기간제는 더 많이 채용한 결과이다.
 
▲ 공무원은 줄었지만, 무기계약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기계약직은 종전의 비정규직과는 달리‘고용안정’이 보장된 신종 고용형태지만, 무기계약직의 임금은 정규직 임금 대비 51.6% 수준이다.

고용노동부는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연중 지속되는 업무로서, 과거 2년 동안 지속되어 왔고,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라고 정의했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순천시가 채용하는 많은 기간제노동자 업무는 상시․지속적인 업무이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근로감독관은 “순천만습지 매·검표의 경우도 상시·지속적인 업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순천시 A 부서의 기간제 노동자 채용담당 공무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업무가 전문적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기간제 노동자를 쓴다”고 말했다. 해당 공무원의 발언은 기간제노동자를 바라보는 순천시 공무원들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은 “단순 업무이기 때문에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은 정부의 지침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순천시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1,918명이다. 그 가운데 일반직 공무원은 1,319명이고, 무기계약직이 324명, 기간제노동자가 232명이다. 전체 직원의 약 30%가 비정규직으로 순천시 공무를 담당하고 있다. 시청 내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이 될 수 있을 날이 올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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