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화 프로그램 진행


 
우리는 순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이들은 자기가 사는 고장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다른 동네 친구를 사귈 때 자신의 고장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먼저 우리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알아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순천의 숲과 바다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지만 서로 관심 두지 않고 각자 살아갈 뿐이다. 사람들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려고 하면서도 왜 정작 자기 주변의 보물에는 관심이 없을까?

순천교육지원청은 올해 처음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순천만의 새와 저서생물, 식물을 보고 듣고 그려보는 ‘순천만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는 지역 특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7월 9일(토) 순천성남초등학교에서 순천지역 초등학생들 100여 명이 모여 갈대의 친구들, 갯벌에 사는 친구들, 새들의 이야기, 세밀화 그리기 등 순천만의 새와 염생식물, 저서생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지역의 생태교육 단체인 순천만에코서비스가 교육을 맡았다.

아이들은 와온 앞바다에 펼쳐진 갯벌에 들어서자마자 게를 잡아보려고 눈이 빛났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잽싸게 구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게를 보며 분주한 아이들에게 차인환 전문위원은 장난을 걸듯 이야기를 시작한다.

“게를 알아야지. 어떻게 잡겠어? 게가 어떻게 움직이지?”

아이들은 잠시 게를 잡던 손을 멈추고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인다.

“우리가 갯벌에 들어가면 게는 이미 구멍으로 들어가 버리잖아?”

“게를 잡으려면 빨리 잡아서, 빨리 집어넣으면 돼.”

“암컷은 왜 배가 넓어?”

“음. 알을 보관하니까?”

“그렇지. 날씬하면 알이 빠져나가 버리겠지.”

다른 생명체의 이야기는 곧 사람의 이야기다. 게들의 이야기지만 자신의 삶에 얽힌 이야기와 빗대어 생각하게 된다. 흘려들어도 인문학 강좌나 다른 바 없다.

▲ 순천만에코서비스 차인환 전문위원은 순천만 갯벌에 사는 저서생물들의 특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 들려주었다.

“갈대는 외떡잎식물이라서 바람을 맞으면 바람을 이기기 위해 한쪽으로 돌아간다.”

“우리 몸은 상처가 나면 딱정이가 생기잖아? 조개껍데기에도 상처가 생기면 상처가 아물면서 진주가 생겨.”

함께 온 엄마랑 아빠는 생태계의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삶에서 풀리지 않은 고민을 떠올리고 위로를 얻는다.

순천만 너른 바다와 함께 갈대와 모새달과 물억새와 억새를 구분하여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은 식물과 생물을 기억할 때 저마다의 특성을 담은 이야기를 잊지 않을 것이다. 

이번 지역특성화프로그램을 진행한 순천만에코서비스 회원들은 다년간 순천만에서 생태해설을 담당했던 사람들로 자연 생태계에 대한 연구와 조사, 순천만 주변 모니터링, 생태교육과 생태교육 교재 개발, 생태관광을 목적으로 모였다. 자연에 관련된 해설을 다양하게 하다가 2014년부터 습지 중심의 활동으로 전문성을 살리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순천만 인근을 밤낮없이 모니터하며 조류, 저서생물, 염생식물, 갯벌이라는 자연환경을 관찰하고 조사해 왔다.

▲ 순천만에코서비스 강나루 교육부장과 순천만의 새들을 관찰하고 있는 학부모와 아이들.

‘순천만의 보물을 찾아라!’를 주제로 생태학습 프로그램을 마친 순천만에코서비스 강나루 교육부장은 “순천만의 미래를 가꿔나갈 학생들에게 순천만의 생태와 가치를 알리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을 가진다. 이런 프로그램이 순천시 관내 모든 학생에게 확대되어 순천만의 가치를 바로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은 “생활 속의 생태도시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참여한 학부모 한 사람은 “덥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순천 인근에 있는 다양한 식물과 생물을 아이들과 함께 배워서 즐거웠다. 자연 속에서 배우는 것이 진짜 배움이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덥지만 다양한 생물과 식물을 알아 좋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