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천시가 잇따라 불미스런 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15일에는 맑은물관리센터가 17억 원 대의 관급자재를 구매하면서 특정업체와 특혜성 수의계약을 체결하려다 한 방송사의 보도로 드러나 망신을 샀다.

순천시는 즉각 사과하고, 해당 관급자재 구매 건을 즉시 중지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직원 교육과 내부 감사를 실시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사건이 하위직 공무원이 결정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순천광장신문도 최근 세 차례에 걸쳐 여수MBC 김아무개 기자 부인에 대한 순천시의 특혜성 공연 지원을 보도한 바 있다. 해당 기자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무용단은 최근 2년 동안 지자체와 기업체로부터 모두 3건에 1억 3500만 원의 공연예산을 지원받았다. 순천시로 부터 2건, 포스코에서 1건을 받았다. 광양시와도 협의가 진행됐다. 해당 기관들은 모두 해당 기자의 출입처였거나 직전 출입처였다. 

특히 순천시는 2014년 이 무용단을 위해 추경예산까지 편성해 5000만 원을 지원했고, 2016년에도 6100만 원을 지원했는데, 공연 예산이 제대로 집행 됐는지 확인하기 위람 자료 제출 요구에 감추기 급급한 모양새를 보였다.

해당 기자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체는 로비나 유착의 정황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청탁이나 압력은 없었다고 해명한다. 실제 압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청탁이나 압력에 의한 부당한 예산지원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공무원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 보다 감싸고 덮어주는 것이 ‘서로가 사는 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민들이다. 관료사회가 언론이나 기업체와 부당한 유착관계를 형성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순천광장신문이 김아무개 기자가 순천시청을 출입한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여수MBC 홈페이지의 보도를 분석해 보았다. 순천시정과 관련해 271건의 기사를 보도했는데, 순천시정을 비판하거나 문제점을 제기하는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NGO나 시의회의 입장을 단순 인용 보도한 2건의 기사 외에는 대부분이 순천시정과 순천시장의 활동을 알리고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비단 여수MBC나 김 기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언론사와 언론인들이 갈수록 지자체나 기업체의 힘과 지원에 의존해 공생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다. 서로 비판하고 견제를 해야 할 정치권과 지자체, 기업체가 언론이나 NGO와 유착하게 되면 지역사회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언론인과 취재원은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순천광장신문도 이번 취재를 기점으로 내부적 성찰의 계기를 가졌다. 언론사가, 또 언론인이 사회적 공기로서의 품위를 잃고 있지는 않는지 앞으로도 감시의 시선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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