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 새로운 교육, 새로운 순천을 향한 토크콘서트

지난 5월 28일(토) 순천기적의도서관에서 특별한 잔치가 열렸다. 초․중등 대안학교인 사랑어린학교와 광장신문, 한살림전남본부, 관옥나무도서관, 실상사 작은학교 등이 새로운 천년을 맞아 새로운 교육과 새로운 순천을 꿈꾸자는 취지로 잔치마당을 마련한 것이다.

사랑어린학교의 새식구 모심행사는 5월 28일(토) 토크콘서트와 6월 11일(토) 오전 10시 관옥나무도서관에서 이현주 목사의 강연과 사랑어린학교의 철학과 정신에 대한 질의, 응답으로 이어진다. 작년 새식구 모심 행사 주제는 ‘내가 건너면 세계가 건넌다. 아이들 뒤따라 올텐데’였다. 올해는 ‘우리가 건너면 세계가 건넌다. 우리 생각이 우리 세상을 만든다’는 주제이다.

꽃이라는 사실 알 때, 비로소 꽃


5월 28일(토) 진행한 토크콘서트는 연주와 합창으로 구성된 예술마당과 토크콘서트로 진행했다. 초중등 학생들이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를 울렸다. 둥~둥~진동하는 북소리와 함께 기적의도서관에 들어서자 ‘눈 뜨는 꽃’ 그림이 활짝 피었다. 학부모인 버럭(예명)이 온 몸으로 춤을 추듯 북을 치고, 학생들이 강당을 둘러서서 북을 울리며 1부 예술마당을 시작했다. 지휘자 ‘용서해’의 손이나 몸의 움직임에 따라 학생, 교사, 학부모의 합창 소리가 울려 퍼졌다. 중세 수도복을 입은 공연팀은 알렐루야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온 몸으로 노래했다. 합창이 끝나고 학교에서 스승으로 모시는 이현주 목사, 사랑어린스콜레 이용남, 초등학교 교사인 심성식, 협동조합 활동가 박경숙이 등장했다.

▲ 사랑어린학교의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알렐루야와 어메이징 그레이스 합창 공연을 하고 있다.

토크콘서트는 눈뜨는 꽃에 대한 느낌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현주 목사는 “내가 꽃이라는 사실을 알면 그제야 눈을 떴다고 말할 수 있다. 스스로 자기를 발견하고, 자기를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고 했다. 먼저 우리 생각이 우리 세상을 만들어 온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재와 같은 정치인을 선출한 것은 더 풍요롭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당연하다는 것이 늘어갈수록 아이들이 잘 배우게 하는데 방해가 된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많으면 당연한 행동을 못하는 사람에게 ‘사람이 돼가지고 그럴 수 있냐?’ 는 마음이 일어나서 모든 상황에서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놓친다”
“우리 생각을 삶에 담으려면 나만의 생각이 줄어야겠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줄어야겠다”
 

근본을 질문, 해답은 자립과 자치!

이용남은 평화학교 초창기에 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 수를 늘리려 했던 경험을 이야기 했다. 학생 수를 늘리려고 아파트 곳곳에 홍보 전단지를 돌리고, 뛰어다녔지만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학생 수는 줄었고, 더 힘들어졌다. 학생 수를 늘리려는 노력 대신 대안교육의 목적, 학교철학에 가까이 다가서기, 어떻게 아이들을 키울 것인가? 근본적인 질문을 하며 눈길을 자신으로 돌리기 시작하면서 자립, 자치로 생각을 바꾸었고 모두가 주인으로 서는 노력을 하며 교사와 부모가 배움을 다시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현주 목사는 “우리 세상은 우리가 만들었다”며 “지금 이 자리도 이렇게 해 보자고 제안한 사람이 있어 만들어졌다.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생각을 바꾸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한지 알고 사느냐? 모르고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사람들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 화를 낸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타인의 문제보다 내가 훨씬 중요

두 번째 나눈 이야기는 “불의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가?”였다. 이현주 목사는 “정답은 없다. 불의에 저항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각자 자기 성향에 따라, 수준에 맞게 저항하면 된다. 간디는 함께 살자. 그러나 차별을 하지 말자며 저항했다”고 답했다.

청중들도 삶에서 풀리지 않은 고민을 꺼냈다.

“두려움을 이용해 가르쳐도 되나요?”

“학생이 먼저다. 그 다음에 스승이 있다. 스승은 당신 길을 갔을 뿐이다. 감동을 준 스승은 본인이 배우는 쪽에 훨씬 더 비중을 두는 사람이다. 배우기 때문에 좌표가 된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면 좋겠다”

어른과 아이들의 공통 고민은 “싫은 사람은 피해야 하나요? 친해지려고 노력해야 하나요?” 였다. 이현주 목사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고 답해 박장대소가 터졌다. “사람은 다르다. 그 사람의 행동은 내가 이런 사람이야 말하는 것이다. 당신 문제보다 내가 훨씬 중요하다. 내 안에 무엇이 있나? 그것이 답이다. 우리에게 좋은 스승이 많다. 최고의 스승은 자연이다. 최고의 스승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고 답했다.

내가 건강하면 세상을 향한 선물

학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어떻게 하면 잔소리를 안 들을 수 있나요?” 

“엄마가 없다면 잔소리도 없을 것이다. 엄마는 잔소리 하는 사람이다. 듣기 싫으면 한쪽으로 듣고 한쪽으로 흘리면 된다”고 해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사람은 왜 욕심이 많나요?”

“똑같은 질문을 드리고 싶다. 나는 왜 욕심이 많을까?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건강하면 세상을 향한 선물을 주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게 피었다가 지는 들꽃처럼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참 좋은 질문이다. 답을 얻고 나면 별것 아니지만 답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 질문이 답보다 중요하다. 그 질문을 가슴에 품고 살면 좋겠다”

저마다 마음 속 풀리지 않은 이야기는 서로를 통하게 했다.

사랑어린학교는 새 식구를 모시는 행사를 위해 지난 한 달 동안 학교 구성원 모두가 역할을 분담하고, 공연자들이 입을 중세 수도사의 옷을 재단하고, 홍보물을 만들었다. 비노바바베의 책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를 읽기도 했다. 행사를 마친 뒤 학부모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새 식구 모심이라는 것이 각자의 모습에서 자신을 환대하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이는 “뭔가를 하면서 삶에서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리고 마음이 회복되는 과정이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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