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해
사랑어린학교 교장
나는 한 가지 염원을 품는다. 스승의 가르침을 일상생활에 그대로 적용하여 나와 다른 이들이 함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스승의 가르침을 스스로 지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

이런 정신으로 통렌 호흡을 안내한다. 가르침 가운데 나에게 으뜸은 숨쉬는 법이다. 특히, 통렌은 현장에서 즉석-수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통렌은 생생한 아픔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아픔과 함께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 된다. 불편한 감정이 일어나는 즉시 그것을 들여 마시고 스스로 만든 이야기(공상소설)를 내려놓는다. 우리 모두가 혼동의 늪에서 해방되기를 기원하며 숨을 들이쉬는 것이다. 그런 다음, 숨을 내쉬면서 우리와 그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은 안녕과 평화를 보낸다. 페마 최드렌은 “우리는 고통당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짐승들을 만날 때에도 이 수련을 할 수 있다. 그러다보면 세월과 함께 저절로 수련이 되는 경지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통렌은 사랑과 자비의 힘을 기르는 수련의 한 방법이다. 부디 통렌 호흡이 모든 이들의 생활 습관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오늘 통렌 이야기는 주로 페마 최드렌의 《겁주는 세상, 겁 없이 살기》에 있는 말씀을 바탕 삼았다.

티베트어 ‘통렌(tonglen)’은 ‘주고받음’을 뜻한다. 자기와 남들의 아픔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행복을 모두에게 내어주는 것이다. 통렌 수련에 접근하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기본은 언제나 같다. 모든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과 괴로움을 들숨과 함께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아픔과 괴로움에 따르는 이야기 줄거리(story line)를 놓아버리고 그 밑에서 흐르는 에너지를 느껴본다. 그런 다음, 모든 중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기의 안식과 평안을 날숨과 함께 내보낸다.

일반적인 통렌 수련은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 단계에서는 자기를 조용히 열어놓는 침묵의 시간, 조건 없는 열려있음-옹글게 열려있는 가슴의 시간을 잠시 가진다. 통렌 수련의 둘째 단계에서는 좁고 무겁고 뜨거운 밀실의 공기를 들숨과 함께 마신다. 그런 다음, 신선하고 가볍고 차가운 광대무변 공간을 날숨과 함께 내보낸다. 보통 때보다 좀 더 깊게 숨을 쉬는 것이 좋다. 셋째 단계가 수련의 핵심인데, 우리는 특별한 사람을 위해 그의 아픔을 들숨으로 받아들이고 날숨으로 평안을 보내주는 것이다. 자기 것이든 남의 것이든 고통과 괴로움이 있을 때마다 이 수련을 한다. 웬만큼 하다보면 나와 남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넷째 단계에서는 동일한 처지의 모든 사람에게 자비심을 보낸다. 예를 들어, 남편 여읜 누이를 위해서 통렌 호흡을 할 때 사랑하는 이를 잃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고통을 들숨과 함께 받아들이고 안심과 평안을 날숨과 함께 보내는 것이다. 학대당한 아이를 위해서 통렌 수련을 할 때면 다른 모든 학대당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나아가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온갖 중생을 위하여, 숨을 들이쉬고 내쉴 수 있다. 달리 말하면, 특별한 대상으로 수련을 시작하되 우리의 통렌 호흡 속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폭을 가능한 만큼 확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통렌 수련은 우리의 편견을 정화(淨化)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부드러움과 열린 마음의 세계로 안내한다. 하지만 우리가 통렌을 수련해서 뭐가 어떻게 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는 다음의 질문들에 스스로 답해야 한다. 그것이 정말로 고통을 줄여주는가? 자기를 돕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남들한테까지 혜택을 미칠 수 있는가? 지구 저쪽에서 누가 상처를 입는다면 과연 통렌 호흡으로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통렌은 결코 형이상학이 아니다. 단순하고 그리고 매우 인간적인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다. 생활 속의 통렌 수련은 결코 추상적 관념이 아니다. 아무쪼록 이 작업이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고, 후회 없이 죽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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