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의 갑론을박 끝에 순천에 문화재단 설립이 결정되었다. 순천문화재단은 이제 순천시를 통해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임직원을 채용해 빠르면 올 9~10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전망이다.

순천문화재단은 2012년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충훈 순천시장의 공약이었다. 그런데 보궐임기 2년이 되도록 자신의 공약임에도 순천시는 문화재단을 설립하지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은 순천시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데 있어 옥상옥이 될 것이라는 걱정을 내비쳤고,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시장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논공행상의 먹잇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 문화재단의 임직원 구성에 시장이 개입할 경우 시장과 가까운 사람들로 채워져, 자칫 시장의 선거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외에도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던 순천문화원을 배제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논란 때문에 문화재단을 설립하지 못하고, 다시 시장선거를 맞았다. 그런데 2014년 순천시장 선거에서 조충훈 현 시장이 다시 당선되면서 순천문화재단 설립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때부터는 상황이 많이 바뀌어 지역의 문화예술인 다수가 문화재단 설립에 찬성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문화재단 설립에 필요한 예산 확보나 문화재단 설립의 근거가 되는 조례 제정을 앞두고 순천시의회 심의 과정에 잇따라 문화재단 설립이 무산되었다. 이처럼 논란을 거듭하는 과정에 순천시도 지역 문화예술인과 시의원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도 개발하고, 문제로 지적된 사안에 대해서는 수정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화재단 이사장을 시장이 맡지 않을 수도 있고, 문화재단 임직원 채용의 투명성도 강조해 왔다.

우여곡절 끝에 올 하반기면 순천문화재단이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제기된 문화재단 운영에 대한 걱정을 어떻게 반영하여 걱정을 없애나갈 것이냐?’이다.

그런데 최근 일각에서 문화재단 설립이 확정되면서 벌써 문화재단에서 일하려는 사람들의 청탁이 무성하다고 한다. 브로커들의 행태가 늘 그렇지만, 책임 있는 당사자가 직접 개입하는 사례보다 고위공무원과 가깝다는 사람들에 의해 이 같은 행태가 반복된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문화재단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만큼,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문화재단 설립 과정 1년의 평가는 지역예술계와 시민들에게 있어 문화재단의 이후 10년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