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규
전라남도 청소년미래재단 원장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임을 실증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서울에서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기술은 인공지능”이며, “지금 아이들 세대는 기성 교육으로는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공지능(로봇)과 저성장 시대를 살아갈 자식 세대는 일자리, 주거, 노후 등이 모두 불안하다. 세계적으로 청년 실업은 충격적이고, 개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3월 우리나라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8%였는데 체감 실업률은 24.1%라고 한다. 이런 역대 최악의 취업난은 장기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40%를 넘긴 나라가 많은데, 그 중 스페인에서 청년 현실을 개선하고자

‘너는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니?’라는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가?’ 우리 청소년과 어른들이 진지하게 나눠야 할 얘기 거리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들은 도시로, 일터로, 세계로 몰려갔다. 그런데 그 도시와 공장에 희망이 없다. 어찌해야 할까? 우리 고장에서 미래사회의 동력을 찾고 알려야 한다.

낙후지역으로 인구가 줄어들던 전남이 달라지고 있다. 인구가 늘고 일자리가 생긴다. 4월 말 전국 일자리 증가분의 절반인 2만 4000개가 전남에 생겼다. 한국전력이 있는 혁신도시에 제조업이 들어선다. 철강, 화학에 이어 전기, 에너지 산업과 문화, 예술, 관광의 근거지가 되는 고장이다. 2015년 전남을 찾은 관광객은 3968만 명으로 전국 2위였다.

농업, 임업, 축산업, 수산업도 소득이 된다. 1인 기업이나 가족경영으로 연소득 1억 원을 넘기는 곳이 많다. 곡성읍 ‘미실란’의 박사 농부는 대학 교수를 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한 삶이라고 자타가 인정한다. 1차 산업을 단순하게 이주노동자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지식과 기술과 정성이 들어간 6차 산업으로 나가야 함을 보여준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구호도 다시 보인다. 그동안 지구적으로 생각하며 밖으로 쏠리던 현상을 바꿔 지역에서 실천하는 내용으로 채워야겠다. 가장 개성적이고 지역적인 것이 세계의 관심을 받는 정보사회 아닌가. 내 자식과 제자에게 우리 고장에 미래사회의 희망이 있다고 당당하게 안내할 일이다.

지방정부도 청년이 일하고 살 수 있게 두 가지를 풀어가야 한다. 전남에서 1차 산업 종사를 희망하는 청년 1000명 정도를 해마다 선발하여 월 100만 원씩 2년 동안 지원하면 좋겠다. 대상은 고등학교와 대학 신규졸업자, 장애와 빈곤 청년, 교육이나 취업에서 장기간 배제된 니트족이고, 예산은 전라남도와 시·군이 분담한다. 살 곳은 시골 빈집을 재건축하는 것이다. ‘아파트 3분의 1 값으로 내 집 마련’을 지원하면 마을공동체를 부분적으로 살릴 수 있다.

우리 지역의 어린이들 중에는 ‘조손 가정’과 ‘한 부모 가정’이 많다. 이들이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살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돌봄과 무상교육을 책임지고, 시·군과 도에서는 장학금을 사회적 약자와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로 돌린다. 양육에서 기회의 격차가 나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로 인식하는 데 전남이 앞서가는 것이다.

미래사회는 사무직과 관리직이 대폭 사라지고, 창의성과 인간의 상호작용이 중요시 되는 직업이 살아남을 것이다. 건강관리 전문가, 아파트형 농장, 환경보존 과학자, 개인브랜드 개발자 등이 유망하다. 이 같은 미래사회의 일터를 우리 고장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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