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보드게임 강사 이선혜 씨


“와~진짜 재미있다! 우리 동아리 만들어서 계속하자~”
보드게임을 배우면서 참여한 어른들의 환호성이다. 몸도 머리도 점점 굳어가는 듯 느껴질 때 만난 보드게임은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우리는 어렸을 때 놀이기구가 없어도 동네 공터에서 자치기, 팔방, 땅 따먹기, 숨바꼭질을 하며 잘 놀았다. 별 의도 없이 잘 놀아도 몸과 마음이 함께 자랐던 옛 시절을 지나 요즘 아이들의 즐거움은 전자파를 품어대는 인터넷과 게임이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출구가 필요하다.
 

▲ 보드게임을 설명하고 있는 이선혜(사진 오른쪽) 씨. 보드게임은 가족 간 소통을 돕고, 놀이를 통해 공부할 수 있게 하는 좋은 도구라고 강조한다.

보드게임, 가족의 보약

▲ 보드게임강사 이선혜 씨
보드게임은 테이블위에 말, 카드, 주사위 등을 놓고 두 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일정한 규칙을 따라 진행하는 놀이다. 누구든 규칙을 배우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 정도에 들어왔는데, 순천에는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순천에서 보드게임을 전파하고 있는 이선혜 씨를 만났다. “보드게임은 가족의 보약”이라고 외치는 이선혜 씨는 서울에 살 때 보드게임을 접하게 됐다. 6년 전 보드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자녀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하며 놀았다. 순천에 내려와서 살던 중 농협 문화센터의 사고력 교구 프로그램 홍보가 눈에 띄어 아이를 데리고 갔다. 아이들 수업 때문에 함께 갔다가 관심을 나타내자, 게임놀이지도자를 양성하는 협회 전남센터장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도자 과정도 있다는 말에 지도자과정을 밟게 되었다. 그를 계기로 더 많은 경로를 통해 보드게임을 연구하고, 지금은 보드게임 강사로 보드게임을 전파하고 있다.

서울이 고향이지만 남편의 직장 때문에 순천에 오게 되었다는 그녀. 15년 전 초등학교 2학년이던 큰 아이에게는 공부를 위해 한솔이나 아기나라 등과 같은 학습지를 하게 했다. 하지만 시행착오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둘째를 낳고 나서는 교재와 교구에 대해 신중하게 연구하였다. 그 결과 둘째는 놀이 위주로 놀아줘야겠다고 결심했다. 둘째 아이는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라 엄마가 함께 놀아주는 놀이교구를 좋아했다. 그 때 시간만 나면 네 살 아이에게 맞는 조작활동을 할 수 있는 보드게임과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보드게임을 하였다. 둘째 아이가 일곱살이 되자 다른 아이들에 비해 언어이해능력과 집중력에 두각을 보였다. 아이는 여러 보드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경험하면서 늘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한 후 행동하면서 발달영역이 두루 좋아졌고, 추리력, 분별력, 공간, 수와 연산능력이 자연스럽게 발달하여 지금은 학습지나 사교육을 전혀 접하지 않고도 수학이나 국어 등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선혜 씨는 “수학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학문인만큼 게임을 통해 [생각-판단-결정-행동]의 4단계를 거쳐 이기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상대의 생각을 가늠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보드게임이 직접적인 교과 지식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수학적 사고력 향상에는 좋은 도구가 된다”고 소개한다.
 

보드게임은 ‘재밌는 수학’ 알리미

보드게임으로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는 이선혜 씨는 커다란 눈을 반짝거리며 보드게임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는 일에는 무한한 상상력을 보인다. 음식이 맛있으면 먹는 일이 훨씬 즐거운 것처럼 하는 일이 재미가 있으면 한결 사는 맛이 더한 법”이란다. 요즘 아이들은 함께 모여앉아 있어도 제각각 자기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 정도로 서로 교감하며 즐기는 놀이문화를 잘 모른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지 않고 전자기기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상상력이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하지만 보드게임은 함께 생각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또래문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요즘 아이들은 놀 수 있는 놀이도 별로 없고, 컴퓨터 게임과 핸드폰으로 인해 부작용도 만만치가 않은데 가족이 함께 모여서 보드게임을 함으로 해서 가족 간의 유대관계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두뇌발달,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보드게임으로 소통하고 싶은 사람, 단체에서 보드게임으로 놀아보고 싶은 사람은 이선혜 씨에게 문의하면 된다.
▶문의: 010 5476 8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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