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경실련, 감사제도 개선토론회서 제기

지난해 여수시청의 한 공무원이 수년에 걸쳐 80억원을 횡령하다 구속된 것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감사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9일 순천경실련이 주최한 순천시 감사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도 감사업무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감사직렬 신설과 함께 독립기구로 감사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공무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감시·견제기구는 적지가 않다. 여수시의 경우 같은 부서에서 업무를 보는 동료 공직자는 물론이고, 여수시청 감사과와 여수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전라남도 감사, 정부 감사, 감사원 감사, 수사기관 등 즐비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명의 공무원이 3년 여간 80억원을 넘게 횡령하도록 주변에서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감사 제도에 대한 개선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공무원의 공금횡령이나 비위행위에 대한 자체 감사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9일 순천경실련실에서 ‘순천시 감사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 주제발제를 맡은 김선명(순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의 감사제도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나라 지자체 감사제도는 감사기구의 독립성이 부족하고, 감사인의 전문성과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독립된 감사기구를 설립하고, 감사인의 인사와 예산권의 독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감사인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 자격자나 경력자를 감사인으로 임용하거나 감사직렬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정토론자로 나온 전남경실련 김종익 사무처장은 “시민들은 외부감사나 수사기관에서는 적발되는게, 왜 내부에서는 모르는지 궁금해 한다. 그래서 내부감사가 봐주기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여수시 사례를 보더라도 일상감사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김종익 사무처장은 이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도 공무원의 감사직렬을 신설해 22개 시·군 순환인사를 실시하고, 지방자치단체장 소속으로 되어 있는 감사기구를 독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순천시 감사제도 개선방안으로는 “순천시는 현재 감사 계획만 공표하고, 그 결과는 공표하지 않고 있다”며 “감사 결과도 공표해야 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민관 공동 감사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께 주제발표에 나온 순천시 홍용복 감사과장은 순천시 자체감사의 문제점으로 “감사직렬 공무원이 없고, 잦은 전보인사로 전문성이 미흡하지만, 실무를 담당하다 감사부서로 전보될 경우 해당업무를 잘 알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감사 개선 방안으로는 “감사요원의 인사이동을 최소화하여 전문성을 높이고, 사후감사보다는 사전감사를 확대해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순천경실련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이 순천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토론내용을 종합해 순천시에 통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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