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석연경 시인

순천지역에서 다양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는 팔색조 매력의 석연경 작가가 그의 첫 시집 ‘독수리의 날들’을 출간하였다. 이에 3월 27일(토) 문화의 거리에 있는 한옥글방에서 석연경 시인이 작가와 시민을 초청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였다.

▲ 2016년 3월 27일(토) 문화의거리에 있는 한옥글방에서 작가와 시민을 초청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였다.

지난 2월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가 누적관객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석연경 작가의 이번 시집 발간은 문학인의 고장, 순천의 위상을 한 번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래서 순천광장신문은 시집 ‘독소리의 날들’을 출판한 석연경 시인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석연경 작가와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 석연경 작가가 문학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떻게 시를 쓰게 되었는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동시를 썼는데, 선생님이 정말 잘 썼다고 하시면서 교실의 게시판에 걸어주셨고, 여러 대회에 출전하여 상을 받으면서 일명 문학소녀로 불렸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문학 동인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로 청년문학회나 문화행사, 동인지 등에 참여하게 되면서 문학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현실에 부딪혀 생활하다 “정말 하고 싶은 게 글쓰기 구나”하는 생각을 다시 가졌고, 뒤늦게 다시 국문학과에 진학해서 공부를 했다. 교수님들 지도 덕분에 시, 소설, 희곡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하게 되었고, 학업 중 공부했던 철학적 요소들(종교나 인문학)도 시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

 

▶ 작가들은 작품을 구상할 때 어떤 순간에 영감이 떠오르고, 또 작품으로 탄생하는 지 궁긍하다.

특별히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 놓이거나 사물이나 책을 보다보면 어느 순간 느낌이 다가온다. 그 때 열심히 글을 쓴다.

▶ 이번에 첫 시집‘독수리의 날들’을 집필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지금까지 쓴 시가 약 1000여 편 정도 되는데, 이번에는 약 60여 편을 선정해서 첫 시집을 출간한 것이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들여 작성했던 많은 시들을 모두 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그리고 이번에 책에 실은 작품도 조금 더 다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독자들이 시 속의 인문학적 요소와 미적인 요소를 통해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첫 시집 제목인‘독수리의 날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독수리의 날들’은 천장(天葬) 또는 조장(鳥葬)이라 불리는 티베트 지방의 장사 지내는 모습을 보고 쓴 것이다. 티벳의 장례풍습 천장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가 소멸되고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이다’라는 유대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같이 내려주고, 모두 다 같이 사랑을 하며, 그러한 것이 나를 버리는 하나의 의미로 통합되었다. 모든 건 다 하나이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돌고 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 시 이외에도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현재 다양한 평론을 작성하고 있다. 시 평론 이외에도 미술평론, 사진 평론과 문화 비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문자로 표현하는 시가 가장 좋고, 시 창작을 중심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 모든 예술은 다 통한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 달라

이 시를 통해서 우리 모두가 갈등도 해결하고, 사회현실과 형식도 파괴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 때는 시를 통해 사회현실을 직접적으로 고발할 것인가, 아니면 미학적으로 갈 것인가 라는 사이에서 갈등도 했었다. 하지만 시인, 즉 창작하는 사람은 어떤 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하는 사람이기에 이러한 것을 조화시켜서 제 시를 자세히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자들이 저의 시를 통해 같이 느끼고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시의 세계에 입문한지 어느덧 30년을 맞이했다고 하는 석연경 시인은 첫 시집인 ‘독수리의 날들’(천년의 아침)을 통해 모든 건 하나이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돌고 돌며 생태계의 순환 속에서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것을 제시하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계속 글을 쓰고 사람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물을 책으로 낼 계획이다. 인문학 교육, 시 창작 교육 등을 통해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문학의 꿈을 펼쳐보고 싶은 사람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문예창작 교실에도 참여가 가능하니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질보다는 시 창작활동을 하며 살고 싶다는 석연경 시인의 말처럼 지금의 변치 않는 열정과 마음으로 앞으로도 좋은 문학 활동을 기대한다.

석연경 시인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전남대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13년 ‘시와 문화’에 시가, 2015년 ‘시와 세계’에 평론이 당선돼 등단했다. 지금은 대학에서 인문학 강의와 시 창작교육을 담당하고 있고,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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