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동천 ‘고향의 강’ 사업



순천시가 동천의‘꿈의 다리’에서 동천교까지 약 3km 구간에 대해‘고향의 강’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291억 원을 들여 하천 바닥의 퇴적토를 긁어내고, 호안을 정비하며, 낡아진 동천교의 폭을 확장·개축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자연하천으로 복원한다는‘고향의 강’사업이 오히려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특히‘고향의 강’사업 일부 구간은 환경부가 지난해 말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곳이어서 공사의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순천광장신문 기획위원회가 고향의 강 사업 현장과 자료를 분석해 커버스토리 기사로 취재해 보도합니다. 

     
순천의 동천을 옛날 하천으로 복원하는 ‘고향의 강 조성 사업’이 도리어 환경을 해치는 토목공사로 변질되고, 과도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있다. ‘동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풍덕천 동천교에서 맑은물관리센터 앞까지를 ‘향수가 깃든 옛날 하천기능으로 복원’하려는 공사다. 그러나 사업목적에 맞는 하천환경을 조성하기보다는 하천변에 거대한 돌들을 쌓아서 생소한 동천으로 변해가고 있다.

▲ 동천 '고향의 강' 공사현장 답사중인 기획위원들
 
생태계 파괴하는 토목공사?
예산 낭비하는 막가파식 공사?

지난달 26일(토) 본사 기획위원회에서 동천교 공사현장을 찾았다. 굴착기로 커다란 역암을 옮겨 하천 양쪽에 쌓는 공사는 거의 막바지였다. 예전의 동천은 사라졌고, 육중한 돌들이 동천을 감싸고 있었다.

▲ 대규모 토목공사가 생태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있는‘고향의 강’사업 현장

본래의 사업목적과 달리 동천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붉은발말똥게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13년 붉은발말똥게 이식사업으로 1억 3,200만 원을 들여 264마리를 옮겼다. 당시 시의회에서는 이식 후에도 계속 붉은발말똥게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마리당 5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붉은발말똥게를 이식했음에도 계속 서식한다는 것은 전부를 이식하지 않았거나 다시 예전 서식지로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동천에는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살고 있는데, 흙이었던 하안을 커다란 돌로 쌓으면 수달의 생태환경이 개선될지 의문이다.

1m 공사하는 데 동천 748만 원
민관협의체 구성한 전주천 396만 원


현재 전국에서 진행 중인 ‘고향의 강 조성사업’은 ‘4대강 사업의 지방판’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천만 하더라도 공사구간 3.9km를 정비하는데 291억 7천 2백만 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이는 1미터를 정비하는데 748만원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천정비의 모범인 전주와 비교해보면, 전주천 고향의 강 사업은 9.85km에 390억 원으로 1미터 당 396만원이 사용되었다. 동천에 비해 약 절반의 예산으로 모범적인 하천 복원 사업을 했다.

그리고 사업의 추진 과정 또한 4대강 사업과 닮았다. 하천을 정비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강물을 잘 관리한다는 개념을 넘어선다. 이는 하천에 살고 있는 많은 동식물과 이에 연관된 사람들의 추억까지를 포함한 삶 전반을 가꾸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총체적인 하천 정비 사업은 계획에서부터 공사 후 모니터링까지 시민들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 주도의 예산 처치식 사업방식은 속도전 위주의 공사이므로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지 못한다. 한 예로 전주천은 시의원, 교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공무원, 학교 등 다양한 사람으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속적인 활동을 하였다. 그 결과 처음 500억 원이었던 예산을 380억 원으로 절감하였고, 온 나라에서 선망하는 생태 하천을 만들었다.

토종 물고기 먹어치우는 미국산 베스 천지

▲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죽은 베스

동천은 물의 흐름이 원활치 못해 호수 지표종인 큰빗이끼벌레가 자란다. 그리고 미국에서 들어온 생태계 훼손 어종인 베스가 잡아먹어서 토종 물고기를 쉽게 볼 수 없다. 추억의 동천은 지금처럼 물이 사시사철 출렁이는 호수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이제 보를 낮추거나 허물고, 모래사장이나 자갈을 쌓는 등 향수가 깃든 동천으로 복원하는 방법을 시민이 나서 공론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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