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진
똑소리닷컴 운영자
“‘경제 통합’ 순천시장 찬성, 여수시장 반대, 광양시장 반대”

어느 지역 언론이 정리한 내용이다. 지난 2월 17일 전남 동부지역 3개 시 행정협의회가 열렸다. “경제계를 중심으로 3개 시 ‘경제 통합’과 ‘도시연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행정에서도 연계 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을 할 필요가 있다”는 순천시장의 제안에 대한 답변이다.

시민들은 과연 경제 통합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알고 있을까? 잘 모르고 있을 것 같다. 시장들은 이 내용을 시민과 소통을 통해 그 결론을 말해야 옳다.

광양만권의 3개 시 통합이 몇 차례 시도 되었다. 여론조사를 하였지만 반대 세력이 적극적으로 나선 광양시와 여수시는 통합 반대가 더 높았다. 그 이후 언론사도 시민단체도 통합 논의가 시들해졌다.

그런데 여수상공회의소가 통합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지난해 10월 ‘광양만권 도시연합을 위한 비전과 전략’ 심포지엄을 갖고 ‘도시연합’을 거론하였다.

‘도시연합’은 ‘도시통합’의 전단계로 행정체제는 유지하고, 주민의 생활 편의와 경제 개발을 위해 도시 간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형태이다.

‘도시연합’은 이미 광양만권 3개 시 행정협의회가 그 기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여수와 순천, 광양시를 연결하는 ‘광역 시내버스 운행’과 ‘무료환승제’, ‘택시 요금체계 개편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3개 도시 간 ‘도시통합’은 부정적 인식이 높다. 정치권의 온도 차도 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순천 예비후보들은 자유롭게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여수와 광양은 그렇지 못하다.

‘경제통합’용역도 할 수 없나?

이런 가운데, 여수상공회의소가 다시 불을 지폈다. 지난 1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초청하여 ‘광양만권 경제와 지역의 상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경제 통합’이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 ‘도시연합’의 일환이다.

그에 대한 답을 3개 시 시장이 성급하게 정리한 것이 아쉽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4년 지방 선거 때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 있어서 정당 공천 배제를 주장하였다. 시민의 삶을 다루는 풀뿌리 지방자치가 정당 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새정치’를 내세웠다.

인물 경쟁력보다는 정당 공천을 통해 무임승차 하려는 후보들이 끝까지 고집을 피워 관철되지 못하였다. 시장은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지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여론을 들어보지 않았고, ‘경제 통합’에 대한 시민의 이해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 그 흔한 용역조차도 거부한 것은 독선이다. 용역이후 결정은 그 때 가서 결과를 공개하고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듣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

지역경제 활성화 골든타임

광양만권 경제 지표는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중국 발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조짐,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강세는 수출 중심 광양산단과 여수산단에게 비관적이다. 국가경제도 지난 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줄었고, 수입도 14.6% 줄었다. 그만큼 생산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다. 지역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과 철강산업도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다. 유가 급락과 공급 과잉으로 수출 단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가동 중인 율촌1산단은 지역적으로 통제 불능이다. 산단 관리와 투자 유치는 경제자유구역청에서 담당하고, 공장 소재지는 여수와 순천, 광양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관리가 제 각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을 전남도와 경제자유구역청이 빼앗아 가버렸다.

경제자유구역청 지정 시한 2020년, 지금부터 ‘경제 통합’을 통해 산단의 전문적인 종합 관리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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