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배
광양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봄소식과 함께 정치의 계절이 다가왔다. 이제, 4월 13일 펼쳐질 20대 총선이 44일 남았다. 그리고 3월 10일부터 3월 20일 사이에 치러질 각 정당의 후보 공천을 위한 1차 관문인 당내 경선을 고려하면, 후보들에게 지금이 제일 중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후보 경선 참여의 문이 당원에게만 열려있는 것이 아닌 만큼 소속 정당은 없지만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선거를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벌써 스무 번째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것이고, 87년 6월 민주화 이후 있었던 1988년 13대 총선부터 보면 여덟 번 째 이고, 햇수로 28년이 흘렀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일곱 번 째 국회의원 선거이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꽃, ‘선거’를 기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우리 생활과 관련된 문제가 선거 의제로 거론되거나 쟁점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짧은 기억을 돌려보면, 2014년 대통령 선거가 그나마 정책이 화제가 됐던 것으로 생각된다.

경제민주화! 상대 당의 정책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가지고 왈가왈부했지만, 당선된 박근혜대통령은 헛공약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래도 각 정당이나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 정책에는 동의했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각 정당이 국민의 삶과 관련된 정책을 제시하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문득 우리가 살고 있는 2016년 현재의 대한민국에 있어 시대적 과제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저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양극화 해소와 불평등 해소, 불균형 해소가 제일 많이 거론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2007년 대선이 있던 시기에는 양극화가, 2012년 대선에서에서는 경제민주화가 단연 화두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제1의 과제는 불평등 해소라는데 변함이 없다. 2차 대전 후, 세계적으로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는 우리 대한민국이 불평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의 86%가 소득격차,  국민의 80%가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통합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불평등이라는 것을 2014년도 여론조사 결과가 잘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느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의 통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1980년부터 2014년까지 34년 동안 가계 총저축률은 11.8%에서 7.1%로 떨어진 반면, 기업저축률은 7.8%에서 20.8%로 상승하였다. 비슷한 시기 가계부채율은 22.6%에서 151.9%로 늘어났고, 기업부채율은 487.9%에서 92.9%로 줄었다. 기업은 부자가 되고, 각 가정의 살림살이는 가난해진 것이다. 국민이 저축을 하면 은행에서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기업은 이를 통해 투자를 함으로써 국민경제가 돌아간다고 배웠던 경제학 교과서는 거짓이 되었다. 기업은 돈을 쌓아놓고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우리는 빚을 갚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정상적인 일이다.

이런 일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선거가 이런 일을 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국가 경제정책의 목적은 국민이 잘 살게 하기 위함이고, 기업과 정부는 국가의 경제운영 주체이지 목적이 아니다. 이에 동의한다면, 이번 선거에서 법과 제도를 바꿔 비정상을 정상화 할 것인지 약속하고 다짐하는 장이 되도록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20대 총선 이후 이를 주제로, 필리버스터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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