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요즘 들어 정말 걱정이 됩니다. 사실 저희 아들이 어려서부터 워낙 성격이 강하고 고집이 세긴 했지만, 나이가 들어도 나아지지 않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가지 않겠다는 아들을 설득하여 성격검사를 받게 하였는데 반사회성이 높다고 나오는군요. 그런데 당시에는 아들과 함께 있어서 그랬는지 저에게 그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대체 반사회성이 높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들은 제게 왜 그리 난리냐며 소리소리 지릅니다. 지난번엔 지나가던 개가 자신을 향해 짖었다면서 그 개를 심하게 발로 차서 개 주인에게 사과하러 가기도 하는 등 어처구니없던 경우도 있었답니다. 우리 아들이 왜 그런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성격은 타고 나는 것인지, 다른 잘못을 저희 부모가 한 것이 있는 건지. 나날이 걱정만 됩니다. 반사회성이란 것에 관해 설명을 좀 해주세요. 그래야 제가 아들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러면 어떨까요

아드님의 성격 문제로 많이 힘들어하시네요. 걱정도 되시고, 한편으론 겁도 나실지 모르고요. 사람의 성격은 유전적인 면도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단 한 가지로 설명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성격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참 많은데, 심하면 성격장애라고까지 말을 합니다. 아드님이 반사회성이 높다고 나왔다지만, 정확히 결과가 어땠는지 몰라 조금 아쉽지만, 아무튼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격장애(인격장애)는 크게 A군, B군, C군 세 부류로 나누는데,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B군에 속합니다. 이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빼앗는데 주저하지 않고 타인에게 자기 힘을 쓰기 위해 무자비하고 간사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성격은 ‘자기-확신’을 통해서 만족하고 야망, 끈기, 환경통제 욕구를 강하게 나타냅니다. 또한, 타인들을 쉽게 신뢰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특징이지요. 대개 공격적인 성격 타입이지만, 그 정도가 약한 경우에는 현 사회 흐름에 잘 맞아 떨어집니다. 즉 현실적이며 빈틈없는 것은 경쟁적인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각해지면 장애라고 볼 수 있지요.

행동적으로는 두려움이 없어 보이고 심할 때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대개 충동적이고 처벌 정도로는 그들의 행동을 저지할 수 없습니다. 또한, 타인의 권리를 고려하는 것에 관해 관심이 없기에 원한과 경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성격으로 인한 대인관계이지요. 이런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신뢰로운 관계를 발전시킨다거나 어떤 조직 속에서 충성심 같은 것을 가질 리는 만무하니까요. 타인들은 반사회적인 개인을 피하게 되고, 그런 사람들의 공격적이고 거만한 방식에 위협을 느끼지요. 따라서 동료, 친구, 애인, 가족 관계에서 책임이나 신뢰 등이 존재하기 어렵답니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타인이 자신을 해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타인을 불신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타인의 실패와 굴복에서 만족을 느끼고, 특히 예전에 자기에게 해를 끼쳤던 사람이라면 더욱 앙심을 품고 징벌하려고 합니다. 이런 태도는 아이 시절부터 생길 수 있지요. 양보나 타협을 경멸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런 것은 ‘약한’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면 이들은 상냥하고 정중하고 친절하지만, 자기 방식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고 분노하며 타인을 공격하고 좌절을 못 견뎌 합니다. 따라서 누구나 언짢음이 있고 표현하고 싶지만, 사회적으로는 바람직스럽지 못한 행동을 이들은 직접 방출하며 다가올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런 표출로 인해 타인이 다치거나 상처를 입어도 죄책감이나 가책을 느끼지도 않지요.

이런 반사회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오게 됩니다.

우선, 부모가 적의 적일 때 아이도 적의 적이 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적의와 학대를 받음으로써 분노와 적개심을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모방학습이라고 할까요. 또한, 적절한 부모상이 없을 때도 그러합니다. 권위적인 인물이 없거나 아이가 거부되었거나 버려졌다는 느낌이 있으면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사회적 일탈행동을 보이게 되지요. 이때 받는 사회적 비난은 자기만을 믿으려는 사고를 더욱 단단하게 할 뿐이랍니다.

이렇게 형성된 반사회성 개인들은 타인이 아무 생각 없이 한 말도 자신을 해하려는 의도로 왜곡하고 작은 사건을 큰 모욕과 욕설로 확대하지요. 타인의 좋은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가 힘들뿐더러 믿지도 않습니다. 그들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좌절과 위험과 싸우는 곳, 타인의 잔인함에 대항하여 그가 수호해야만 하는 곳’입니다. 여태까지 간단하게 반사회성 성격장애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아드님께서 반드시 그런 장애에 속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으니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장애성이 발견이 된다면 주위에서 뭐라고 말해도 별 효과가 없으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너무 비관하시거나 걱정하시지 마시고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아드님을 지켜봐 주십시오.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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