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진
똑소리닷컴 운영자
조충훈 시장이 지난해 6월 민선 6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시청사 신축을 거론하였다. 신축이 필요한 이유로 “청사 건물이 오래되어 공무원은 물론 시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오래 되었다는 것에 동의 할 수 없다. 1979년에 청사를 건축하였으니까 37년이 된 것처럼 보인다. 그 사이에 9번이나 증축을 하고, 리모델링을 하였으므로 새 건물이나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 관공서도 최소한 100년을 넘겨 후손들에게 근대 문화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

물론 사무실이 비좁아서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 공무원도 늘어났고, 지방의회까지 생겼으니 그럴 수 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의 청사 기준으로 보면 50% 밖에 안 되고, 지금 사무실이 부족하여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시청 주변에 늘어선 자동차를 보면 이전을 주장할 수 있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크게 지어도 똑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이것은 철저히 시청 공무원 중심으로 생각한 것이다.

‘시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행정 전산화를 통해 시민이 시청 찾을 일이 거의 없다. 업자들도 전자 입찰로 방문이 줄었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손쉽게 민원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다. 그래도 시민이 시청까지 찾아오는 것은 그동안 규제 개혁, 업무 간소화, 찾아가는 행정을 소홀히 하였다는 증거이다. ‘해룡면’과 같이 ‘대동제’를 확대하면 시청 갈 일이 더 줄어든다.

그런데도 순천시가 700~800억 원의 빚을 내서 현대식 시청을 신축할 정도 여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만약 신축을 한다면 그날로 광양만권 행정구역 통합은 물 건너간다. 이미 물 건너간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신축을 주장하는지 모른다. 새 청사를 지어놓고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순천 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몇 차례 통합 시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순천의 소홀과 광양, 여수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동안 ‘도시통합’에 앞장섰던 지역 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0월 공식적으로 ‘도시연합’을 거론하였다. 여수․순천․광양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광양만권 도시연합을 위한 비전과 전략’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미국 금리 인상 조짐과 중국 경제 저성장 등으로 수출 중심의 광양제철과 광양컨테이너부두, 여수산단이 심각할 정도로 경기 침체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 위기는 곧바로 지방세 수입 감소와 취업난, 지역 경기 타격으로 연결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지역의 공동 대응과 대책 마련이다.

‘도시통합’이 되었다면 단일 방안으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도시통합’이 쉽지 않다면 최소한 ‘도시연합’으로 상응한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도시연합’은 ‘도시통합’과 달리 도시가 행정적 경계를 넘어서 주변지역의 지자체가 공동으로 각종 행정사무나 사업을 처리하기 위한 연합체를 말한다. 지방자치법과 지방교부세법에 있는 ‘시․군 조합’을 말한다.

상공회의소가 문제 제기를 하였지만 이미 지역은 ‘도시연합’ 성격의 기구와 활동이 있었다. 바로 인접 지자체가 참여하는 광역 행정협의회이다. 2014년 12월 17일 여수․순천․광양시장이 ‘광양만권 광역행정협의회’를 열어 상생발전을 위한 합의문을 채택하였다.

민선시장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흐지부지하던 것을 7년 만에 열었다. 그만큼 시민의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광역교통망 구축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광역 교통망은 시내버스 무료 환승제, 3개 시 연결 순환시내버스 운행, 이순신대교 개통에 따른 광양과 여수 간 시내버스 운행 등이다. 3개 시 교통과장이 실무 협의를 했으나, 시내버스회사 측의 합의가 없어서 지지부진하다. 3개 시 모두 막대한 예산으로 매년 시내버스 회사 운영 적자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도 진척이 없다는 것은 시장의 의지 부족이라고 본다.

광양만권은 대규모 국가 산단과 시설이 있어서 경제 자립을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도시통합’과 ‘도시연합’ 어떤 형태이든 지역 발전과 시민 삶을 향상 시키는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펼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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