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의 순천 입점이 무산되었다. 코스트코 측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의 건축 심의과정에 주차와 교통문제를 보완하라는 조건을 이행하기 어렵다며 입점부지 조건부 매매계약 해지 절차에 착수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코스트코의 순천 신대지구 입점은 지난 2012년 순천에코벨리와 입점 예정부지 조건부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13년부터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하 광양경제청)의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광양경제청의 건축 심의 과정에 코스트코 입점 예정부지의 주차장 진출입로가 공개공지에 막혀 있어 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신대지구 개발 시행사인 순천에코벨리가 신대지구의 개발(실시)계획을 변경해 공개공지의 위치를 조정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 광양경제청이 관할 지자체인 순천시의 의견 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밝혀져 말썽이 일었고, 결국 감사원 감사와 사법기관의 수사로 이어지는 빌미가 되었다.

2014년 3월에야 세 번 만에 광양경제청의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입점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지역 소상공인과 정치권, 시민단체의 입점 반대활동에 이어 감사원 감사와 검찰의 중흥건설 비자금 수사 등으로 이어져 코스트코 입점이 2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입점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결국 지난 12월 28일, 코스트코 측에서 신대지구의 입점 예정부지 조건부 매매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가면서 코스트코의 순천 입점 철회가 공식 확인되었다.

코스트코가 입점을 철회한 것이 확인되면서 코스트코 입점 반대활동을 펼쳐왔던 지역 상인단체와 시민단체는 반색하고 있다. 하지만 신대지구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에는 코스트코 입점 철회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번 코스트코 입점 철회 직전인 지난 11월 말에는 광양읍 덕례리에 입점을 추진하고 있던 LF아울렛이 토지 소유주와 상인단체에서 제기한 행정소송에 패소하면서 공사가 중단되었다. 우리지역에 입점을 추진하려던 대형 유통업체가 잇따라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두 개의 대형 유통업체 입점 추진 이전에도 이미 순천에는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의 대기업 계열 대형 유통업체가 5개나 입점해 있고, 신대지구에 이어 개발하려는 선월하이파크단지에는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지역 시민단체가 대기업 계열의 대형 유통업체 입점을 반대하는 것은 지역상권의 급속한 쏠림으로 인한 지역상권 몰락과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때문이다.

앞으로도 대형 유통업체의 순천 입점은 지속해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대형 유통업체의 입점을 막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지역자본을 지역에서 선순환시킬 수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육성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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