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 인구가 적으나마 늘고 있다. 1995년 순천시와 승주군이 통합한 이후 2000년 27만 명을 넘어섰고, 15년 만에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바로 옆에 있는 여수시와 광양시의 인구가 지속해서 줄거나 정체 상태인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신대지구에 여수와 광양 사람들이 지속해서 전입해 오고 있다고 한다. 광양과 여수의 경우 대규모 국가산단과 대기업 사업장이 많아 고임금 노동자가 많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순천에 살고 싶어 할까?

결국 주거환경 때문이다. 아름답고 깨끗한 순천의 자연경관과 교통, 의료, 쇼핑 등의 생활 편의성, 그리고 문화와 교육, 함께 살아갈 따뜻한 이웃도 주거지를 결정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순천시가 도립미술관과 전남예술고, 그리고 전라남도공무원교육원 유치에 실패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순천의 문화와 교육환경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조충훈 시장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조충훈 시장은 지난 12월 29일(화) 지역 언론인과의 정례브리핑에서 2015년에 있었던 3개의 도 단위 기관을 유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했다. 

도립미술관과 예술고, 공무원연수원의 연이은 유치 실패에 대한 의견을 묻자 “순천만 생각한다면 유감스럽고 불만스럽지만, 결정은 전남도와 전남교육청이 광역적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이들 기관의) 유치에 실패했다고 해서 순천지역 발전에 충격이나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 시장은 그러면서 전남도와 도교육청의 선정 방식을 문제 삼았다. “도립미술관, 예술고 등 공모사업에 지자체 간 경쟁을 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교육자치가 안된 상태서 지자체의 건물과 부지를 리모델링하라고 한다면 우리는 안 한다”고 했다.

도립미술관과 예술고 유치는 조충훈 시장의 지난 선거 문화분야 주요 선거공약이었다. 그리고 공무원교육원을 유치하려고 별도의 예산을 들여 전문기관 용역을 했고, 재경 순천향우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있는 부영그룹으로부터 순천시가 공무원교육원 유치 땐 250억 원 대의 건축물 기부 확약까지 받았다. 그래 놓고도 유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밝히기는 커녕 남 탓에 급급한 모양새다.

유치는 이미 실패했다. 시민들은 유치 실패한 3개의 기관을 다시 뺏어 오라는 게 아니다. 유치활동의 총괄 책임자로서 3개 기관 유치를 위해 애 썼던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표명한 뒤 이제 다른 방식으로 순천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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