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삼
순천시영상미디어센터 사무국장
지난 한해 미디어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참가자 설문조사 결과, 순천시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과 두드림이 진행한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도 명함을 내밀면 간혹 “미디어센터가 뭐 하는 곳인가?”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미디어센터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미디어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시설이나 장비를 이용해 본 경험이 없는 시민은 미디어센터에 대한 인식도는 매우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유는 미디어센터란 명칭이 주는 모호함, 그리고 하는 일이 비슷해 보이는 다른 기관이나 업체와의 혼동 등을 꼽을 수 있겠다. 대표적인 것이 영상물을 만드는 프로덕션이나 촬영 및 편집기법을 가르치고 영상관련 인력을 배출하는 학원으로 오해하는 경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반시민에게 미디어센터의 설립 배경과 기능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미디어센터는 미디어를 배우고 익히고 즐기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가 미디어를 악기나 그림이나 운동처럼 배우고 익혀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실 미디어센터가 생기기 전까지 많은 사람에게 미디어란 매일 아침 배달되는 신문이나 TV를 통해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그 ‘무엇’이었을 것이다. 일반 시민은 거대한 자본과 권력을 가진 공급자가 미디어란 수단을 활용하여 가공한 정보를 공급자의 독점적 매체를 통해 소비자 위치에서 일방적으로 수용해 왔을 뿐이다. 미디어센터는 바로 이런 미디어 소비자들을 새롭게 미디어의 생산자로 탈바꿈시킬 필요 때문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역사도 국내에서는 2002년 미디액트의 설립과 함께 시작됐으니 이제 불과 13년이다. 즉 미디어센터는 21세기 영상정보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날로 그 중요성을 더해가는 다양한 미디어 활용능력을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히고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이다. 그리고 각종 미디어를 활용하여 일반대중이 수동적인 미디어 소비자에서 능동적인 미디어 생산자로 거듭나 다양한 미디어 영역에서 활발한 참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미디어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과 시설․장비를 갖추어야 하고, 마을방송이나 마을신문과 같은 공동체미디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한편, 작품성이 뛰어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상영하여 영화문화의 다양성을 지켜내는 기능도 맡고 있다.

이렇게 설립한 미디어센터를 시민이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려고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정회원 교육을 한다. 그리고 정회원으로 등록해야 미디어센터의 시설 및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미디어센터가 혹시 잘못된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이고, 공적 재원으로 마련된 값비싼 시설과 장비의 훼손을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다.

영상과 이미지로 생각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일이 이제는 특별하지 않고 일상화된 오늘날, 미디어 활용능력은 배우면 좋은 것이 아닌 반드시 배우고 갖춰야 할 기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미디어를 주체적으로 활용해본 경험이 없는 시민은 아직도 미디어센터의 문턱을 높게 여기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 새해에는 이 문턱을 넘는 시민의 발길이 더 잦아지길 기대한다. 물론 문턱을 없애기 위한 두드림의 노력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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