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전라남도공무원교육원의 강진군 이전이 확정, 발표되었다. 유치신청서 작성 과정에 좀 더 전문적인 의견을 반영하겠다며 별도의 용역을 발주했고, 순천 출신 이중근 회장의 부영그룹은 공무원교육원이 순천으로 유치될 경우 250억 원 상당의 교육원 건축비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순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탈락했다.

순천시는 이에 앞서 전남도립미술관과 전남예술고 유치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인근 광양시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전남도립미술관과 전남예술고 유치는 조충훈 시장이 선거 때 공약까지 했던 사안이라 더욱 뼈아프다.

올해처럼 전남도청과 전라남도교육청 산하기관 이전부지 결정이 많았던 해도 드물다. 이낙연 전남지사의 공약사항이었던 전남도립미술관은 2018년까지 3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남 동부지역에 연면적 8000㎡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었고, 장만채 전라남도교육감의 공약이었던 전남예술고는 300억 원을 들여 2018년에 개교할 예정이다.

전라남도공무원교육원은 5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20년까지 이전할 계획으로 올해 이전 후보지를 결정했다. 이들 3개의 기관은 단순하게 공공기관 한 개 유치한 것을 넘어서 지역의 인구 유입은 물론 교육과 문화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에 주민의 기대도 높았다. 이들 공공기관을 유치하면 침체되어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되었다.

그런데 순천시는 이들 3개의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시민 주도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유치 서명을 받고, 별도의 예산까지 투입해 토론회를 열고, 용역을 발주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3개의 기관 모두 유치에 실패했다. 주민들에게 기대만 높였다가 실망만 키운 꼴이다.

최근 순천시내 일원에는 조충훈 시장의 ‘올해의 지방자치 CEO상’ 수상 축하 현수막이 대거 내걸렸다. 조충훈 순천시장이 ‘올해의 지방자치 CEO상’을 수상한 게 지역 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 수 없으나 순천시 유관기관 명의로 잇따라 나붙고 잇는 현수막을 지켜보았을 조충훈 시장의 생각이 궁금했다. 

여기에 더해 순천시는 올해 도시대상 대통령상 수상을 기념해 내년에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도시대상 대통령상 수상을 기념한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이란다. 2003년과 2012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매번 대통령상을 수상할 때마다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상패를 확대한 조형물을 설치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충훈 시장은 전시행정이라는 생각을 갖는 시민이 적지 않다. 좀 더 내실을 다시는 시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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