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고 적조까지 겹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상변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라리 태풍이라도 와서 무더위와 적조를 해결해주기 바라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태풍은 득(得)과 실(失)의 양면성이 포함되어 있다. 태풍이 우리나라에 오면 많은 피해를 주지만, 한편으론 무더위와 적조 해소에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연중 발생하는 태풍은 28개 정도이다. 이중 우리나라에 상륙해 큰 피해를 주는 태풍은 연 1~2개 정도이다. 대표적인 태풍으로 ‘매미’가 있는데, 2003년 9월 12일 경남 사천 부근의 해안에 상륙하여 사망 및 실종 132명, 이재민 6만 여명, 재산피해 4조 7천억원(2003년 화폐가치 기준)의 피해를 가져왔다. 지난 10년 동안(2003~2012년) 우리나라에 피해를 준 태풍의 수를 보면 8월> 7월> 6월> 9월> 10월 순이다. 올해에도 1~2개 정도는 우리나라에 직·간접으로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은 동경 120도에서 160도, 북위 5도에서 25도 사이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역에서 전향력에 의한 반시계방향의 소용돌이가 생기는 약한 열대저기압으로 시작된다. 전향력이 없는 적도에서는 이 소용돌이가 생기지 않아 태풍이 발생하지 않는다. 소용돌이에 의해 공기는 중심부를 향하여 들어가 위로 상승하게 되는데 위도 10도 부근의 열대해역은 수증기가 풍부하므로 상승한 공기는 적란운을 발달시키고 수증기는 응결하면서 열을 방출하게 된다. 이 방출되는 열로 인해 주위공기는 더워지고 밀도가 낮아져 주위의 공기가 빠른 속도로 유입된다. 이와 같은 작용이 반복되면서 중심부의 풍속이 32m/s 이상이 되면 비로소 태풍으로 태어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태풍은 무역풍을 따라 시속 20km정도의 속도로 북서 방향으로 올라가다 전환점인 위도 30도 부근에서 속도가 느려져 시속 10km이하가 된다.

전환점을 지나 편서풍대로 들어오면 북동쪽으로 향하여 급속히 가속되어 시속 60km 정도가 되고 이때의 위력이 가장 강하다. 태풍이 육지와 만나면 세력이 급격히 감소되어 열대성 폭풍으로 변하고, 더 약화되면 온대성저기압으로 변하게 된다. 육지에 상륙하면 태풍의 에너지원인 수증기의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지표면과의 마찰로 운동에너지를 상실하고, 많은 양의 공기가 유입되어 중심기압이 상승함으로써 외부와의 기압차가 작아져서 세력이 약해진다.

이제 지긋지긋한 무더위도 한풀 꺾이면서 태풍 도래(到來)에 접어들겠다. 따라서 올해에도 기상청의 기상정보 활용과 철저한 사전 대비로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해야 된다.

송진옥
순천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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