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우
민들레하나한의원장
50대 여선생님은 머리가 어지러우면 눈앞이 아찔하다. 허리도 시큰하면서 묵직하게 아픈 것과 이명증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런 증상들은 모두 참을 수 있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보고 싶은 소변은 성가실뿐더러 기분마저 우울하게 한다. 자꾸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게 눈치 보여 모임에 나가는 것도 주저한다. 잠잘 때에도 2~4회 일어나 화장실에 가야 하니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무겁고 개운치 않다.

방광에 소변이 차면 뇌에서 소변을 배출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조여있던 근육을 풀어 배뇨한다. 여러 원인으로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갑자기 참을 수 없는 배뇨충동이 일어나는 증상을 ‘과민성 방광’이라고 한다.

마흔 살이 넘은 사람 6명 중 한 명이 불편을 호소하고, 성인 남성 10%, 여성 15%가 앓고 있다. 한국에는 600만 명 정도가 고통을 받는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여성일수록, 활력이 떨어질수록, 예민할수록 쉽게 발병한다. 뇌혈관 병변, 치매, 파킨슨병, 디스크 질환, 말초신경병증 등으로 신경의 손상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과민성 방광은 통증이 극심하다던가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환자의 심리적 압박감과 일상적 불편은 매우 크다. 그런데 치료는 쉽지 않다. 앞의 여선생님은 병원에서 주는 약도 먹었지만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약을 먹은 후에는 목이 자주 말라 수업을 하기가 곤란했다. 최근에는 다른 약을 먹으면서 보톡스 치료 주사와 자기장 치료를 겸했지만, 효과는 만족스럽지 못해서 수술을 권유받았다.

▲ 산수유 열매

과민성 방광 치료의 기초는 체중 조절과 더불어 음식 주의다. 방광을 자극하는 매운 음식, 카페인 음료, 알코올 등과 수분이 많은 오이, 수박, 참외 등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훈련을 통해 배뇨를 조절할 수 있다. 먼저 방광훈련은 1~2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보고, 정해진 시간 외에는 화장실을 가지 않도록 하며 차츰 약 30분씩 시간을 늘려서 하루에 총 8회 이내를 목표로 한다. 서서히 풀어주는 동작이 수축하는 동작만큼 중요한 케겔운동을 하루에 10번씩 6회 정도 한다.

방광 치료의 근본은 콩팥의 기운을 강하게 하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효과가 좋은 체조가 있다. 정좌하고 앉아서 양손을 위로 들어 좌우 귀에서부터 옆구리까지 문지르기를 15번씩하고, 손을 가슴에 대었다가 발사하듯이 활짝 펴고 몸을 좌우로 늘리기를 15번 한 다음, 일어서서 발로 앞뒤와 좌우로 각각 10여 번 뛰면 된다. 숙지황, 파고지와 함께 신맛이 강한 산수유나무의 빨간 열매를 달여 마신다. 깨끗이 씻어 말려서 씨앗을 빼고 사용한다.

이정우 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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