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11월 13일 스물두 살의 청년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인간답게 살고싶다”고 외치며 제 몸에 불을 붙였다.

45년이 지난 지금 서울시청 옆 국가인권위원회 광고탑 위에는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한규엽과 최정명이 “사법부의 판결을 지켜라”는 구호를 외치며 153일 간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45년 전 청년 전태일과 고공농성장에서 하루하루 이겨내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모습이 겹쳐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법을 개악해 ‘맘대로 해고, 비정규직 양산, 낮은 임금, 노조 파괴’로 노동자들의 삶을 자신의 아버지가 살았던 80년대 이전상태로 돌리려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해? 2천만 노동자들을 위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금고에 710조 원이나 쌓아놓고도, 비정규직 기간 2년은 너무 짧으니 4년으로 연장하라는 재벌들을 위해서다. 실제 정부의 노동개악에는 ‘사용자 맘대로 해고, 비정규직 확대, 노동자의 임금축소’라는 2014년 전경련의 요구가 그대로 담겨졌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은 재벌들의 곳간을 더 채워주기 위해 청년실업, 경기불황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노노 갈등과 세대 갈등을 조장하며 다수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노동자와 국민에게 재앙이 될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11월 14일 민중 총궐기와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노동자뿐만 아니라 농민과 빈민 그리고 청년학생들이 ‘헬조선’을 뒤집을 민중총궐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이전보다 훨씬 우호적이다. 민중총궐기에 참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문의전화도 심심치 않게 걸려온다. 또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냐며 ‘고맙다’는 쪽지를 건네주는 시민도 있고, 나눠 준 유인물을 아파트에 게시하겠다며 더 달라는 시민도 있다. 인생을 걸고 싸워보자는 70대 농민 할아버지도 있고, 쌈짓돈 5만 원을 쥐어주는 할머니도 있다. 무책임함이 극에 달한 지금의 정권에게 누군가 제대로 대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개 사료 값 보다 못한 쌀 값에, 그것도 모자라 밥쌀용 쌀까지 수입하고, TPP에 가입하려는 정부 때문에 분통 터진다는 농민들이 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있다.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도 없다는 서민들이 있다. 우리 아이들마저 평생 비정규직으로 내몰 수 없다는 노동자들이 있다. 지금까지 억압당해 왔던 국민의 성난 민심이 거센 파도가 되어 11월 14일 민중총궐기로 모아지고 있다. ‘헬조선’을 뒤집을 희망은 우리에게 있다.

새로운 희망을 여는 분수령이 될 민중총궐기에 순천시민 여러분도 함께해 주시라. 그리고 민중총궐기 이후 이어질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노동자 총파업에도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인경
민주노총전남지역본부 교육선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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