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61.9세였던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이 2013년에는 81세로 늘었다. 불과 43년 만에 평균수명이 20세가 늘었다. 하지만 질병없이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은 2012년 기준으로 66세라고 한다. 통계대로라면 노년에 약 15년 동안은 질병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평균수명 연장과 함께 소득수준도 높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미옥(사진. 48세) 씨가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조계산 자락에 있는 암환자를 위한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부터이다. 정미옥 씨는 10년 전부터 가곡동에 있던 ‘다산청소년의 집’에 기부를 해 왔다. ‘다산 청소년의 집’은 19세 미만의 결손가정 청소년 보호시설인데, 소득의 1할은 기부를 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산 청소년의 집’에 기부를 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먹을 것 보다 엄마의 손길이라고 생각해 뒤늦게 사회복지과에 진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암환자들을 위한 쉼터에서 생활했고, 암환자들과 함께 하면서 건강문제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가진 것이다.

그러다 2014년 5월 20일 순천만 입구에 ‘수인비움채’를 문 열었다. 처음에는 노후를 대비해 순천만 입구에 지인들과 함께 10개 동의 팬션을 함께 지었다. 정원박람회를 대비한 숙박업소로 2013년 8월에 팬션을 개장하였다. 그러다 팬션도 활용하고, 자신의 재능도 활용할 기회를 찾다가 지난해 5월에 ‘수인비움채’로 재개장하였다.

정미옥 원장은 “암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암환자보다 보호자들이 더 힘들어 하고, 보호자들도 암에 걸리는 것을 적지 않게 지켜봤다”면서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예방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수인비움채를 개장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호인 ‘수인’과 몸과 마음을 비우고 채운다는 의미의 ‘비움채’를 합쳐 지은 ‘수인비움채’는 건강한 사람의 공간을 지향한다.

‘수인비움채’에서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독 자연치유프로그램과 추억만들기가 그것이다.

먼저 해독자연치유프로그램은 숙박을 함께 하면서 1박 2일동안 해독주스를 먹으며 풍욕과 순천만 걷기, 소금물 관장, 된장찜질, 낙안온천욕, 힐링 토크 등을 체험한다.

 






피부는 사람에게 제2의 폐라고 불리는 만큼, 풍욕을 통해 피부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소금물 관장은 30분 안에 1.8ℓ(남자 기준, 여자는 1.5ℓ)의 물과 마그밀, 소금 1%를 혼합한 소금물을 먹어 몸 안의 독소를 없애고, 살균을 통해 장내 염증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된장찜질은 단전에 1cm 두께의 된장을 올려 4시간 동안 따뜻한 복대를 착용하는 것으로 장 운동 활성화시켜 장을 튼튼하고, 부드럽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도 사과와 바나나, 브로컬리, 양배추, 토마토, 당근 등 6가지 채소를 데쳐 주스로 짜낸 해독주스를 먹고 온천욕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 ‘수인비움채’에서 진행하는 해독 자연치유프로그램.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해독 주스를 마시며 힐링토크를 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추억만들기 프로그램은 순천만 걷기와 순천만 국가정원에 있는 편백숲 걷기, 그리고 드라마촬영장에서 교복입기 체험, 자연채식을 함께한다. 정미옥 씨가 추억만들기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자신의 어머니 때문이다. 나이 들어 경로당에서 단조로운 생활을 하는 노인들에게 재밌는 일을 만들어드리자는 취지로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추억만들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순천만 주변지역 노인을 초청해 젊었을 때로 돌아가 볼 수 있는 추억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 지원할 계획이다. 

‘수인비움채’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블러그, 그리고 한 번 다녀간 체험자를 통해서 많이 알려져 제법 많은 사람이 체험했다. 해독과 자연치유프로그램의 경우 ‘수인비움채’에서 운영하는 팬션에서 숙박을 함께하며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동시에 많은 사람이 체험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1회에 두 가족(8명) 정도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정미옥 원장은 ‘수인비움채’ 운영 외에도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순천과 광양, 광주 홈플러스에서 ‘셀프 힐링’, ‘내몸 살리기’ 등을 주제로 건강강좌를 운영하고, 내년에는 순천대 평생교육원에 강좌를 개설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관련 정보를 모아 ‘비움채 이야기’라는 책을 써 냈다. 암환자들과 함께 하면서 겪었던 일, 그리고 암에 걸린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것을 담담하게 풀어내었다. 그녀는 “암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직접 체험한 노하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책을 냈다”며 “각 가정에 비상약처럼 활용되길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미옥 원장은 “우리 몸에 독소가 쌓이는 이유는 음식과 생활습관, 자연환경,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라며 “우리 몸도 자연과 똑 같은 만큼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큰 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합원 탐방]-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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