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고3 딸을 둔 부모입니다. 제 딸은 학업 성적도 꽤 우수하고, 그다지 문제없이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딸은 스스로 자신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항상 열심히 노력하고 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서 저도 내심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는 성적이 조금만 떨어지거나 친구 관계에 조금 문제가 생겼을 때, 또는 선생님에게 좋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다른 아이들보다 더 크게 실망하고, 자기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렇게 실망하고 낙담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다 보니 요즘에는 오히려 아이가 무기력해져서 자포자기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부모로서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이러면 어떨까요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별다른 문제없이 지내 온 따님이 요즘 들어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고, 부모님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걱정도 많이 되고 또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는지 알고 싶으신가 보군요. 따님은 이러한 사랑과 관심만으로도 잘 자라고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많은 것을 ‘자기’가 스스로 해야 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이러한 자녀들의 시도들은 대게 성공이나 실패로 끝나게 되지요. ‘학교에서 우등생이 사회에서의 우등생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지만, 학교에서의 실패경험은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낳기도 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한 가지의 재주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 누구나 성공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지요. 하지만 우리의 학교 환경은 아주 제한된 경험 밖에는 하지 못하게 되어 있으므로 어떤 아이들은 뜻하지 않게 학교생활 내내 실패만 거듭하게 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부정적인 자아개념은 이후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잘하지 못 할 거라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될 수 있지요. 자녀들은 어떤 활동에서 성공을 경험하면 다음 활동이나 과제에 접하게 될 때 자신의 능력을 헤아려서 현실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낮추거나 높이지만 실패한 아이는 터무니없이 목표를 낮추거나 높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아개념의 문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돼버리는 것에 있습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실제로 그러한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또한,  지금까지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와 타인이 기대하는 자신에 대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게 되고 실제로 그러한 노력이 좋은 성적이나 모범적인 생활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그 틀 자체에 자신을 가두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될 경우 크게 실망하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답니다. 때때로 부모님들은 ‘자녀를 과대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공이나 실패는 사실 아주 주관적인 것이고, 실제로 아이들은 학습에 관해서 아주 수동적인 상태에 있으므로 자기의 수행 결과를 부모가 실패했다고 느끼면 자기도 실패했다고 느끼기 쉽지요. 그리고 결과보다는 자녀가 그 과정 자체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격려해 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실제로 자녀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도를 해보시는 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예를 들어 ‘OO야, 요즘은 어떠니? 수업시간에 재밌는 일은 없었니? 다른 사람들이 네 생각을 잘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지?’ 등등의 질문들은 자녀의 공부에 대한 압박감이나 친구 관계 그리고 수업에 대한 이야기들로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자녀들은 투덜거릴 수도 있고 머뭇거릴 수도 있으며, 그동안의 힘든 이야기들을 털어놓게 될수 도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을 하시게 되면 자녀 스스로 생각을 유발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최고가 되는 것’에 대해서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세요. 때때로 자녀들은 의기소침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학업, 교우관계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자녀가 낙심하기 전에 미리 이야기를 나누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녀가 낙심했을 때에도 부모님은 자녀에 대한 지지와 격려를 해주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녀 스스로 목표를 결과 그 자체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과정 자체에 두며, 때때로 실패할 수도, 실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수용하도록 도와주시는 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성공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노력하는 모습과 과정을 격려해 주신다는 것을 자녀들이 알게 될 때, 그리고 그 자기 스스로 그 과정의 의미를 깨달아 알게 되면 점차로 자신 있는 모습을 되찾고, 긍정적인 자기 모습을 만들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성인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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