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진
똑소리닷컴 운영자
‘지역 국회의원 수가 많으면 좋을까?’

3여 통합 이후인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여수시는 ‘갑’과 ‘을’ 2개 선거구로 나뉘었다. 2016년 제20대 선거도 그대로 갈 것 같다. 한 때는 비례대표 국회의원까지 포함하여 30만도 안 되는 여수시에 4명의 국회의원이 활동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시장 1명에 국회의원 2명이 되면서 여수시는 자연스럽게 지역이 2개로 나뉘어졌다. 행정구역만 통합되었을 뿐 아직도 옛 여수와 여천으로 분리해서 생각한다. 일찍이 시민사회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선거구역을 옛 여수와 여천으로 나눠지지 않도록 선거구 획정에 있어서 강제 분산 의견을 냈다. 일부가 받아들여져 옛 여수시였던 미평동과 둔덕동, 만덕동이 ‘여수을’ 선거구가 되었다. 이번에는 인구 편차로 그 지역이 다시 ‘갑’ 선거구가 된다. 진짜 통합 전 여수와 여천이 될 것 같다.

국회의원 선거구에 따라서 도의원과 시의원 선거구도 바뀐다. 특정 정당 공천이 곧 당선이므로 도의원과 시의원이 국회의원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지방의원과 출마자는 국회의원 수행원이고, 비서이며 선거 운동원이다.

여수시의회 의장 선거를 비롯해서 지역에 민감한 사안도 국회의원 선거구로 나뉜다. 국회의원 역시 이렇게 가야지 충성도가 높고, 조직 관리가 용이하다. 공천제도도 노령층 당원이 많이 참여하는 여론조사나 권리당원 투표 등으로 이뤄지다 보니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을 무시할 수 없다. 국회의원 자리를 넘나볼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은 지방의원으로 진출시키지도 않는다.

3여 통합으로 통합여수시가 된 지 18년이 넘었는데도 ‘여수’와 ‘여천’으로 갈려있는 것은 정치인의 ‘제 논에 물 대기’ 때문이다. 지역감정을 조장하여 소지역주의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여 선거를 훨씬 편하게 할 수 있다. 시장이 같은 정당 소속이어도 정책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잠재적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인구는 줄어들고, 지역 경제는 어려워져 시민들은 위축되어 있다.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1300만 명이라고 하지만 그 효과는 특정인들에 제한되어 있다. 오히려 땅값만 오르고, 임대료가 올라가면서 물가도 덩달아 뛰었다.

2명의 국회의원이 지역현안에 힘을 모으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은 지역 바깥에서, 시장은 지역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하는데 역할 분담이 안 되고 있다. 오죽하면 국회의원 선거구가 1개로 축소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다. 2명의 국회의원들이 4선, 3선을 하는 동안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의 공천이 아니면 선거에서 당선되기가 힘들다. 당내 경선은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절대 유리한데, 누가 지역을 위해 일한다고 나서겠는가?

여수가 국회의원 선거구 분할로 폐해를 겪고 있는데도 순천시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2개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 호남에서는 지금까지 정당 선택권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구 2개로 나누는 것보다 인적혁신을 통해 새로운 개혁정치, 시민이 중심이 되는 생활 정치 토대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정치권 진출의 희망을 만드는 것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어도 바뀌면 잘하려고, 더 많은 의견을 들으려 노력하게 된다. 선거는 사람을 바꾸는 유일한 기회이다. 선배들이 알아서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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