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충남 태안에서 소위 해병대 체험캠프를 하던 모 고등학교 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하늘이 무너져 내릴 만큼 고통스러웠을 유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었다.

못다 핀 아까운 학생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뜻을 전한다.

매스컴을 통해 들리는 소식으로 체험학습을 운영한 ‘해병대 캠프 코리아’는 무허가 사설업체이고 사고현장에는 인솔교사가 없는 등(현지교관에게 위임하는 것이 관례이고 원칙이라고 함)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점이야 엄격한 조사를 통해 드러날것이고 그에 따라 법적처분을 받게 될 것이다.

예외 없이 향후대책이 나왔는데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학교에서 실시하는 체험활동에 대해 안전여부를 즉각 파악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체험활동은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나아가 올해 초부터 전국 학교에서 실시한 체험활동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하도록 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미인가 해병대 사설캠프를 막기 위해 ‘해병대 캠프’라는 상표등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쉬운 것은 체험학습의 일환으로서 해병대 캠프 등의 병영체험이 적절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대책이 궁금하다.

2009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과정을 개편해 특별활동, 재량활동 등 교내외 영역을 합쳐 ‘창의적 체험활동’을 도입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개개인의 소질과 잠재력을 계발 신장하고, 자율적인 생활 자세와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시민으로서 갖추어야할 공동체 의식과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자질함양을 지향하는 교육과정”이라고 교육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과연 이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이 병영체험과 부합하는지?

병영체험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병영체험 캠프를 통해 인내심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군가외우고 얼차려 시키는 사흘 동안의 극기를 통해 자기계발을 시도하는 발상에 동의하지 않는다. 병영캠프에서 인내를 가르친다고 하지마는 그건 인내가 아닌 굴종을 강요 하는 것이다.

교육학에서 체험학습의 배경이론은 듀이의 경험이론, 벵거의 상황학습이론, 비고스키의 구성주의인데 모두가 유기체와 환경의 계속적인 상호작용을 중시하고 억지로 강요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창조적 상상력을 갖게 하는 걸 전제로 이루어 졌다.

체험학습은 독일 발도로프학교(Waldorfschule)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 학생의 내적체험을 통한 자기교육을 목표로 전인교육, 홀리스틱교육(인간교육), 놀이와 예술, 공작의 체험학습이 주를 이루는 학교다.

교육현장에서 병영체험을 선택하는 이유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나마
초등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은 다양한 편이지만 중·고등학교 학생이 선택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기 때문에 쉽게 병영체험 프로그램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정책 담당자, 지자체, 시민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할 대목이다.

마침 몇몇 국회의원들이 ‘청소년 활동 진흥법 개정안’을 발의 하였다.병영체험 활동의 금지조항을 만들어 청소년이 수련활동을 할 때에 유사 군사훈련을 아예 받을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반가운 일이고 빠른 입법을 기대해본다.

교육부장관이 영결식에서 “우리 어른들의 잘못으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는데 말로만이 아닌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책이 세워지길  바란다.

다시 한 번 5명의 학생들에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

박상영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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