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순천에서 하나은행(하나금융그룹)의 행적이 도드라진다. 순천에 있는 여느 금융기관과는 차별화 된 행보이다. 최근 하나은행이 순천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순천만정원 안에 전망대를 건립해 순천시에 기부체납 할 것이라는 소식을 통해서이다.

하나은행이 순천시와 부쩍 관계가 가까워 진 것을 되짚어보면 2013년 정원박람회를 통해서이다. 당시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후원은행 2곳을 선정했는데, 광주은행과 하나은행이었다. 지역 대표 은행이라는 위상을 갖고 있던 광주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의 후원은행 선정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정원박람회 공식 후원은행은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의 공식 주거래은행으로 정원박람회 자금을 예치하고, 공식 후원사 명칭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았다.

하나은행이 또 한 차례 지역 언론에 오르내린 것은 2014년 10월 1일 순천만정원에 첨성대 조형물을 기증한 일 때문이었다. 당시 하나은행 본점에 설치된 것을 순천만정원에 기증했다고 하는데, 순천만정원에 폐자동차의 헤드라이트 1374개를 이용해 만든 첨성대 모형을 설치해 놓은 것을 두고 지금도 순천만정원에 설치하기에는 생뚱맞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순천의 공립 어린이집 기능보강사업비로 3억 원을 내놨다. 

그런데 이런 실적이 지역사회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아 2014년 11월에 있었던 순천시금고 선정 과정에 제2금고(특별회계 및 기금)로 선정되었다. 종전에 제2금고 역할을 담당했던 광주은행마저 제친 것이어서 주변을 놀라게 했다. 

순천시 제2금고로 선정된 하나은행은 올해 2월 순천시와 업무협약을 하고 ‘람사르습지 순천만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 소지자는 순천의 주요 관광지 50% 할인혜택을 누리고, 하나카드는 순천만 보전을 위해 카드 발급 1건 당 3만 원과 카드 이용금액의 0.1%를 후원 적립키로 했다. 당시 순천시는 시장 지시사항으로 순천시청 공무원들에게 이 카드를 발급하도록 해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시의원은 “카드 하나만 발급해도 카드설계사들이 20만 원 상당의 수수료와 카드 이용 수수료를 함께 받는데, 1300명이 넘는 순천시 공무원들에게 반강제로 카드를 발급하도록 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력의 하나은행이 이번에는 순천만정원에 50억 원을 들여 전망대를 건립한 뒤 순천시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직은 공식 협약을 체결한 상태가 아니어서 전망대 건립과 운영계획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구체화할 순천시와 하나은행의 협약 내용에 관심이 간다. 하나은행의 순천사랑이 어떻게 표현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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