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진
똑소리닷컴 운영자
광양만권 3개 도시의 기상도, ‘여수시 비, 순천시 맑음, 광양시 흐림’

여수시는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지려고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었을 때 같다. 누가 살짝 건들기만 해도 평소와 다르게 과격한 행동이 나올 것 같다. 케이블카 임시 운행 허가, 호언장담하던 도립미술관 유치 실패, 사립외고 설립 밀어붙이기, 돌산 향일암 군 생활관 설치 방관 등, 시장과 시민사회 간의 관계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이런 상태에서 29만 명 인구 마지노선이 지난 8월 말로 무너졌다. 여수시가 30만 인구 복원에 안간 힘을 쓰면서 행정력을 총동원하였으나 반짝 한 두 달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민의 심리적 충격은 크다. 시장이 정치력을 발휘하여 소통하려하기보다 하는 일마다 권위로 밀어붙여 시민과 대립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시장은 어느 축제 행사장에서 “인구가 줄어든 이유가 외고와 대학병원이 없어서”라고 하였다. 취임 1년 동안 그와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면, 똑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에 비해 순천시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 1564명이 더 늘어났다. 언론은 여수시를 약을 올리는 듯 전남 제1의 도시가 여수에서 순천으로 바뀔 것이라는 보도를 하였다. 불과 9000명  차이라고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여수가 전남 제1의 도시라고 해서 전남도로부터 특별히 대접을 받은 것이 없다. 행정적인 시·군 순서도 그대로 목포가 1순위이다. 물론 전남 제1도시라는 자부심은 있을 수 있다.

광양시 인구는 계속 늘어 2008년 14만 명이 되고, 불과 3년 후인 2011년에 15만 명이 되었다. 가파르게 늘어나던 광양시 인구가 처음으로 꺾어졌다. 지난 8월 말에는 2014년 말과 비교해서 201명이 줄어들었다. 
 
‘순천시가 계속 웃을 수만 있을까?’ ‘2000년에 27만 명이 된 지 15년 만인 지난 7월 말에 28만 명이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것은 여수와 광양의 통계와 다르게 외국인을 포함한 수치이므로 아직 순천시는 28만 명이 넘지를 않았다. 

순천시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듯 여수와 순천, 광양이 만나는 지점인 신대지구에 7376세대의 대단위 아파트 건축 때문이었다. 결국 여수와 광양에서 많은 사람이 입주를 한 결과이다.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

지난 날 세 도시 인구 합계를 보면 1998년 73만 3545명이었던 것이 2007년 70만 5554명으로 내려갔다가 서서히 회복하여 2014년 72만 185명이 되었다. 인근 고흥과 보성, 구례의 합친 인구를 보면 1998년 20만 2650명이었던 것이 2014년 14만 2693명이 되었다. 지난 16년 동안 무려 5만 9957명이나 줄었다.

순천시 인구가 늘어난 것은 순천시가 행정을 잘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교통이 편리하다는 지리적 조건 때문이라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주변을 둘러쌓고 있는 전남 동부 지역의 도시와 농촌의 희생 속에 이뤄진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순천시는 ‘살강’ 밑에서 수저 줍고 우쭐하고 있는지 모른다. ‘살강’은 부엌 찬장이 들어오기 전 그릇 얹어놓은 것을 말한다. 마치 그 ‘살강’ 밑에서 수저를 줍고서 큰 노력이나 한 것처럼 생색을 내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 전남도에서 동부지역에 큰 인심을 쓰는 마냥 먹잇감을 던져주면, 서로 먹으려고 이전투구를 하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냈다. 이제는 3개 시장이 서로 힘을 합쳐서 전남도에 당당히 요구하고, 시설의 위치는 같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곳으로 합의하면 된다. 이렇게 광양만권 세 도시가 사이좋은 이웃이 되려면 태생적으로 유리한 조건인 순천의 많은 양보와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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