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기본통계를 발표했다. 2015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학교와 학생 수 등을 조사해 발표한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학생 수가 1980년 1004만 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꾸준히 줄어 올해는 681만 명이라고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 같은 학생 수 감소를 감안할 경우 2019년에 대입을 치르는 2020학년도와 2021학년도의 경우 고교 졸업자가 대학교 신입생 모집정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나마 이 수치는 인구가 계속 늘고, 과밀화 한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포함한 수치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전남으로 오면 학생 수 급감은 더 심각해진다.

순천의 경우에 이번에 신대지구로 이전 설치가 추진되고 있는 원도심의 삼산중학교는 한 때 학년별로 10개 반, 학생 수 500명을 넘겼던 대규모 중학교였다. 그런데 올해 1학년 신입생은 45명밖에 안된다. 원도심에 있는 대부분의 초․중학교가 삼산중학교와 같은 현실이다.

원도심만의 문제가 아니다. 1990년 중반에 개발된 신도시인 연향동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연향동에 있는 부영초등학교의 경우 2001년에 59개 학급 2255명에 달하던 학생 수가 올해 4월에는 29개 학급 747명으로 줄었다. 지난 15년 동안 학급 수는 50%, 학생 수는 66.8%나 줄었다. 그런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신규 택지개발지구에 입주한 주민들은 아파트 앞에 학교가 없다며, 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신대지구가 그렇고, 오천지구도 그렇다.

급기야 순천교육지원청이 원도심은 학교 시설이 남아도는데 학생이 오지 않고, 신대지구 등과 같은 신규 택지지구는 학교 신설 요구가 높으나 교육부에서 학교를 신설해주지 않으니 원도심에 있는 삼산중학교를 신대지구로 옮기겠다고 나섰다. 당장은 원도심과 신도심의 학교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원도심의 학교를 방치하면서 신도심에 언제까지 학교를 계속 지어 줄 수 있을까?

순천만 하더라도 인구가 계속 늘어나지 않으면 농촌지역의 학교는 모두 폐교 직전에 놓이게 되고, 원도심의 학교도 폐교의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원도심을 공동화시키면서 신규 택지개발을 계속해 오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후과를 시민 모두가 떠안아야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산업화시대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추진해 왔던 개발정책이 경기 침체가 계속될 때는 시민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복지 수요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시설물 중심의 도시관리에 계속 세금을 쏟아 붇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제라도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도시의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맞춘 도시관리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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