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은 광복70주년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아직도 과거의 지배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일부에서는 과거는 묻고 가자고 한다.

순천S여중 신선식 교사는 역사시간에 친일 문제 해결과 관련한 수업을 하였다. 민족 말살정책과 민족문화 수호운동에 대한 단원을 마치고 ‘친일과 망각’이라는 동영상을 상영한 후, 학생들의 느낌을 편지글 형태로 정리를 해보게 하였다. 다양한 편지글 중 한 편을 소개한다.

▲ 광복 70돌을 기념해 S여중에서 역사시간에‘친일과 망각’이라는 동영상을 보고, 그 느낌을 편지글에 담아 순천광장신문에 보내왔다. 사진은 S여중의 수업장면

친일파 후손들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S여자중학교 3학년 박가현입니다. 역사 시간에 친일파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더 귀 기울여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친일파 후손에 대한 동영상을 보았는데, 친일파 후손들 대부분이 좋은 학교를 나오고 유학을 다녀오기도 하고,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더군요. 의심을 안하려고 해도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분들 중 혹시 선대가 친일파였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지금 그 자리에 갈 수 있었던 사람이 있습니까? 없겠죠. 있다 하더라도 극소수일 것이라 확신합니다.

당신들은 선대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이 떳떳합니까? 동영상 시청 결과 모든 사람은 인터뷰를 거부하거나 오히려 화를 내기도 하고, 제가 보기엔 전혀 떳떳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가요? 떳떳하지 않는 돈으로 풍요롭게, 부족함 없이 부와 권력을 누리는 지금도 떳떳하신가요?

당시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기 힘들었다는 것, 일본의 유혹에 흔들렸었다는 것 잘 압니다. 정말 힘들었기에, 가족들은 먹여 살려야 했기에 옳지 않은 결심을 하신 거겠죠. 하지만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뻗어나가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모두들 일본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렇게 나라를 되찾아 잘 살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들의 선대가 일본의 유혹에 넘어가 친일파가 되어 자신의 나라를 배반하지 않고 함께 힘을 모아 싸웠더라면 어쩌면 우리는 더 빨리 광복을 맞이하였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이 창피하기만 합니다. 친일파 세력에 대해 자세히 안 후, 과연 제가 외국에서 제 나라의 이름을- 힘들면 자신의 나라를 버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단결력이 없는 제 나라를-입 밖으로 꺼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손인 당신들을 원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그런 식으로 얻은 부와 권력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쓰고 있는 당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니...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알겠죠? 당신들이 잘못된 이유를…

어떻게 그렇게 떳떳하시죠? 당신들은 당신들의 입으로 당신들이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나요? 정말 이해가 되지 않고, 당신들이 한심합니다. 중학생도 알아요. 그러면 안되는 것을.

지금까지 누려온 모든 것에 대해 사죄하세요. 친일파였기에 얻을 수 있었던 부와 명예를 포기하세요.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반성하고 앞으로는 나라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반성하세요. 부당하게 얻을 수 있었던 지식과 힘, 이제는 대한민국을 위해 써 주세요.
 
2015. 8. 31.  S여중 박가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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