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28만 명을 넘어섰다. 7월 말 기준으로 순천시에 주민등록이 된 사람 27만 8275명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등록된 순천 거주 외국인 1772명을 포함한 수치이다.

순천시와 승주군이 통합한 1995년 24만 1889명이었던 순천시 인구는 2000년 27만 명을 넘어선 뒤 약 15년 동안 27만 선을 오르내렸다. 그리고 올해 7월에 처음으로 28만 명을 넘어선 것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사람과 자본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면서 지방도시들의 인구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중에 나온 수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진행된 각종 설문조사에서 순천시가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고 있고, 실제 광양만권 지자체 주민들이 이사 가고 싶은 도시로 순천을 꼽는 것을 보면 순천 시민이 우쭐할만하다.

순천시가 이처럼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순천은 순천만과 낙안읍성, 조계산과 선암사․송광사 등 자랑스러운 자연생태 자원과 역사적 자원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철도와 고속도로, 항만과 항공교통 기반 시설 등을 두루 갖춘 사통팔달의 도시로 접근성이 좋아 많은 공공기관과 시설이 다양하게 자리 잡고 있다. 교육과 예술, 쇼핑, 의료 등의 생활 편의시설도 여느 중소도시와 비교해 잘 갖춰져 있다. 남도의 백미인 맛있는 음식과 하늘의 뜻을 따른다는 순한 인심도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순천이 가진 이 같은 자원을 잘 관리하고 운용하는 것은 결국 정치 영역인데,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적절한 통제가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번 인구 통계를 보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도 있다. 먼저 농촌 붕괴이다. 외서면은 인구 1000명이 붕괴했다. 그 넓은 지역에 시내의 아파트 한 동에 거주하는 주민 수보다 적은 사람이 살고 있는 셈이다. 외서면을 포함한 농촌지역의 인구 급감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 농촌 붕괴는 결국 식량, 환경, 공동체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를 보면 신도심의 공동화도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순천에서 가장 먼저 신도시로 개발된 연향동(연향1지구)의 경우 초등학생 수가 15년 전과 비교해 60~70%나 줄어들었다. 불과 15년 만의 변화이다. 계속되고 있는 신규 택지개발은 신도심의 인구 이동을 부채질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 행태를 반복해야 하는 지 걱정스럽다.

큰 폭의 인구 증가 없이 계속되고 있는 택지개발은 도로와 공원, 상하수도, 전기 등의 도시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 결국 순천시의 큰 재정 부담이 될 수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시내 야산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도 되지만, 한번 조성한 공원은 풀 뽑고, 나무 베어주는 식으로 지속해서 인력이 투입되어 관리해야 하는 이치이다. 이제 도시 관리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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