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천시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두고 시민의 불만이 높다. 순천시가 8월부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값을 평균 24%씩 인상하면서 8월 1일부터는 새로 제작한 쓰레기봉투에 담긴 쓰레기만 수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종전에 사용했던 쓰레기봉투는 판매소로 가져가 오른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고, 새로 제작한 쓰레기봉투로 교체해야 사용할 수 있다. 종전의 쓰레기봉투는 새로 제작한 쓰레기봉투로 교체하지 않으면 쓰레기 신세가 된 것이다.

순천시의 쓰레기봉투 값 인상은 ‘순천시 폐기물 관리에 관한 조례’로 결정한다. 순천시는 지난 2014년 12월 쓰레기봉투 값을 종전과 비교해 약 50% 안팎을 올리기 위해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순천시의회가 6월 11일(목) 쓰레기봉투 값을 5ℓ 쓰레기봉투는 종전 90원에서 110원으로 22.2%를 올리고, 20ℓ 쓰레기봉투는 350원에서 440원으로 25.7% 올렸다. 50ℓ 쓰레기봉투는 종전 850원에서 1060원으로 24.7% 올리고, 100ℓ 쓰레기봉투는 1700원에서 2120원으로 24.7% 올려 평균 23.9%를 올리는 것으로 조정하였다. 올린 쓰레기봉투 값은 8월 1일부터 적용키로 하였다.

그런데 순천시가 8월 1일부터 인상된 쓰레기봉투 값을 적용하면서 종전에 사용하던 쓰레기봉투는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종전의 쓰레기봉투는 인상된 요금을 납부한 뒤 새로 제작한 쓰레기봉투로 교체하여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순천시는 이를 두고 “가격이 인상되기 전에 구입한 종전의 쓰레기봉투를 사용하게 할 경우 인상된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한 새 쓰레기봉투 사용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부에서 쓰레기봉투 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사재기한 사람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어 새로 제작한 쓰레기봉투를 사용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순천시의 이번 결정이 시민들에게 충분한 홍보기간을 갖지 못한 것이다. 당장 시민들이 큰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순천시청에도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항의도 줄을 잇고 있다.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이다. 쓰레기봉투는 생활필수품인데, 이를 사재기할 사람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재기를 염려해 쓰레기봉투 자체를 새로 제작한 것 자체가 자원 낭비이자 시민 불편을 키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 등이 많은 도시민에게 최근 한두달 사이에 구매한 쓰레기봉투를 모두 새로 교환하도록 한 것 자체가 무리한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순천시는 지금까지 시청을 통해 쓰레기봉투를 교환한 이용자가 8300명인데, 교환한 쓰레기봉투가 41만매에 이른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쓰레기봉투 사재기가 만연했다는 주장이다. 순천시가 종전의 쓰레기봉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쓰레기봉투를 사재기한 시민’을 겨냥했다고 밝혀 시민을 향한 공직자의 불신풍조를 새삼 짐작하게 한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