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화라는 것이 아는 것과 하는 것이 달라서, 비폭력대화에선 연습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난달 비폭력대화 모임에서 있었던 사례를 가지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공감대화에 대해 설명한 다음 둘씩 짝을 지어 연습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부부가 있었는데, 연습이 끝나고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더 답답하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물어봤습니다.

아내 : 어제 밤 당신도 야근으로 늦고 혼자 애들 본다고 짜증이 많이 나더라. 그래서 애들한테 짜증을 좀 냈는데, 짜증내고 나니까 미안하고 후회스럽더라.

남편 : 나도 야근하느라 힘들었어. 내가 야근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어? 회사 다니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고.

공감이란 “듣는 사람이 말한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했다는 사실을, 말한 사람이 인지할 수 있도록, 듣는 사람이 말한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해주는 것”입니다. 위 대화에서 먼저 말한 사람은 아내이고, 남편은 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로 했는데, 남편은 자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자기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내는 공감 받았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 역할을 하기로 하고 이렇게 연습을 했습니다.

아내 : 어제 밤 당신도 야근으로 늦고 혼자 애들 본다고 짜증이 많이 나더라. 그래서 애들한테 짜증을 좀 냈는데, 짜증내고 나니까 미안하고 후회스럽더라.

남편 : 그래, 어제 밤 혼자 애들 본다고 많이 힘들었구나? 그래서 애들한테 짜증을 내고 나니까 미안하고 후회스러웠어?

‘듣는 사람이 말한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했다는 사실을, 말한 사람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려면 말한 사람의 표현을 그대로 살려서 말한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반복해서 이야기해주면 됩니다. 위에서 했던 말이 꼭 정답은 아니지만, 저 말을 한 다음 그 아내 분에게 다시 느낌을 물어봤더니, “가슴에 묵은 한이 내려가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남편 분에게 제가 했던 얘기랑 비슷하게 아내 분에게 말해 달라고 했더니, 아내가 남편분의 공감대화를 듣고는 “사람이 달라져 보인다”고 합니다.

제가 비폭력대화를 사랑하는 이유는 이것이 이론으로 끝나지 않고, 실천하면 한 만큼 금방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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