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규
전라남도 청소년미래재단 원장
인터넷과 더불어 이동전화 사용이 늘어나면서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새로운 정보통신 환경은 청소년들의 사회심리적 발달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부모와 교사는 물론 교육과 행정 기관에서도 청소년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바람직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은 청소년 문화의 핵심이 되고 있다. 전화, 문자, 인터넷, 게임, 카메라, TV 수신, 구매, 정보 검색 등을 손 안의 이동전화기로 처리한다. 이 스마트폰은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청소년의 매체로서 유용한 도구이다. 또 자신들이 좋아하는 행위 양식을 생산하고 감정을 주고받으며 문화적 생산 도구로서의 역할도 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실현되는 새로운 미디어는 문명의 이기이기도 하지만 흉기의 기능도 하고 있다. 소통의 도구인 미디어의 발전에 따른 전자기기의 과잉 사용과 중독은 오히려 불통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역설을 낳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그 역기능으로서 학습 방해, 수면 부족, 언어능력과 집중력 저하, 현실 도피, 대인 기피, 가정불화, 세대 갈등을 겪고, 일탈과 범죄의 유혹에 내몰리기도 한다.

우리 지역의 청소년들도 미디어의 역기능을 경험하고 있다. 전라남도교육청이 주관한 ‘2014 인터넷 전수조사’ 통계를 보면 초등학교 4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 전체 5만 7648명 중에서 인터넷 과다 사용군은 4019명(6.97%)이나 되고, 스마트폰 과다 사용군도 6878명(13.13%)이나 된다.

전국적으로 인터넷 중독은 남자 청소년이 여자 청소년에 비해 2배 정도 높지만 스마트폰 중독은 정반대 현상으로 여학생이 높다. 고위험 사용자군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보이거나 내성, 금단 등에 시달리는 중독 현상을 보인다.

그래서 전라남도청소년미래재단은 해마다 ‘인터넷 치유 캠프’를 진행하는데, 올해는 7월 14일부터 25일까지 보성군 청소년수련원에서 인터넷 과다 사용 남자 중학생 25명을 수료시켰다.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12일 동안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 다양한 활동과 교육에 참여했다. 수료하는 날 중학생들은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주제를 확인했고, 소감을 발표하던 아버지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필자는 캠프에 참가한 중학생들과 부모님들에게 ‘과잉행동’은 줄이고 ‘부족행동’은 늘려서 ‘중독에서 몰입으로’ 달라지기를 권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TV 시청, 인터넷 게임과 스마트폰 사용, 음주와 흡연 등이 과다하면 부족행동이 따르기 마련이다. 과잉행동을 줄여서 가족들과 함께 10분 이야기 나누기, 10분 책 읽기, 30분 산책하기, 영화 보거나 운동하기 등 부족했던 활동을 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을 위해 필요하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중독이 되면 치유하기가 어렵다. 문제는 이용자의 자세이며, 예방이 우선이다. 우리나라는 가장 어린 나이에 휴대폰이 널리 보급된 만큼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예절 교육이 가정에서부터 철저히 이뤄져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통신요금에 대한 자제력, 사용 시간의 주체적 결정, 수많은 기능 중에서 선택하는 능력 등을 길러야 한다. 아는 만큼 성숙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상은 ‘함께 하지만 외로운’ 상태이므로 스마트폰을 든 청소년들에게 관심거리를 제공하며, 부족한 행동을 채워주는 지역사회가 되어야 한다. 일상생활의 의무에 집중할 때 맛보는 충실한 몰입 경험은 아름다운 미래를 엮어나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