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중흥건설에 대한 수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순천시청 앞에서 한 달 넘게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별량면에 사는 강병택 씨이다.

그는 매일 오전 11시 40분이면 순천시청을 찾는다. 그리고는 시청 공무원들의 점심 식사시간에 맞춰 약 한 시간 동안 시청 현관에서 1인 시위를 한다. 그가 1인 시위 때 들고 있는 피켓에는 “200억 대 비자금 조성, 신대지구 개발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한다”고 적혔다.

가족도 챙기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게 사는 게 요즘 사람들인데, 그 어떤 것이 강병택 씨를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순천시청 앞으로 불러 세우고 있을까?

그는 “신대지구 개발과정에 시행사와 공무원들이 합작해 수많은 개발 비리가 저질러졌는데, 검찰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신대지구 개발과정의 비리에 대한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1인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강병택 씨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도 신대지구 개발 비리에 대한 감사원 감사 때문이었고, 감사를 통해 밝혀진 개발 비리도 2007년 이후인데, 검찰 수사는 신대지구 개발 비리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왜 검찰에 수사를 촉구하면서 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느냐고 묻는데, “도둑놈이 시청에 있는 같아서”라며 웃는다. 진짜 이유는 “신대지구 개발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효과가 시청에서 하는 게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5월 26일, 검찰에서 신대지구 개발과정과 중흥건설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언론인 간담회에서 브리핑한 이후 지역의 30여 개 시민단체가 5월 27일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리고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며 신대지구의 개발 비리를 들춰내었던 순천시의회는 7월 15일 신대지구 개발 비리에 대한 수사 촉구안을 의결했다. 그렇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최근에는 구속중에 있는 신대지구 개발 당사자인 중흥건설 정원주 사장과 관계자들이 보석을 신청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더 분개했다. 신대지구 개발과정의 비리로 신대지구 입주민의 피해는 회복할 길이 없는데, 비리 당사자들이 책임도 지지 않고 석방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 때문이다.

이를 두고 강병택 씨는 “우리 사회 전반의 분위기나 많은 사람이 비위사건에 무감각해진 것 같다”며 “누군가는 계속 지켜보고 있고,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1인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언제까지 1위 시위를 마치겠다는 기약도 없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신대지구 개발과정의 비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 신대지구 입주민들이 법정 소송단을 구성해 자기 권리 찾기에 나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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