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금당고의 새로운 학급문화 발표대회‘눈길’
학생 주도 공연 개발로 재능 발굴, 공동체 체험

무더위를 날려버린 ‘젊은 그들’이 왔다. 각 학교의 기말고사가 끝난 7월 17일(목) 순천금당고등학교(교장 한상준)에서는 강당에서 학급별 학생의 화합을 도모하고, 다양한 공연을 통해 저마다의 소질과 재능을 꽃피우기 위한 ‘학급문화 발표대회’가 열렸다.

▲ 순천금당고에서는‘ 학급문화 발표대회 ’가 열려 저마다의 소질과 재능을 꽃피우는 자리가 되었다.

관람중심이 아니었다. 학생과 담임교사가 함께 행사를 기획하고 직접 참여함으로써 사제관계를 긴밀하게 형성하고, 학교에서도 공동체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대회는 7월 17일 저녁 6시 30분부터 9시까지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다. 순천금당고 1학년과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학년 구분 없이 학급별로 공연을 준비하고, 공연 후 시상하였다.

 

 

▲ 순천금당고에서는‘ 학급문화 발표대회 ’가 열려 저마다의 소질과 재능을 꽃피우는 자리가 되었다.


심사는 공동체 문화를 강조하기 위해 공연에 참가한 인원이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30점을 배정하고, 관객 호응도와 창의성 등을 종합해 심사했다.

심사 결과 1등은 2학년 6반이 차지했다. 30명의 학생이 합창과 댄스로 ‘나는 나비’와 ‘압구정 날라리’를 공연하였다. 1등을 차지한 2학년 6반에는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치킨 10마리가 주어졌다.

2등은 1학년 3반과 2학년 5반이었다. 1학년 3반은 28명의 학생이 고전 연극 ‘옹고집전’을 공연했다. 함께 2등을 차지한 2학년 5반은 30명의 학생이 합창과 댄스를 했는데, ‘마법의 성’과 ‘문을 여시오’, 그리고 중창단이 ‘레이즈미업’을 공연했다. 2등을 차지한 1학년 3반과 2학년 5반에는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불고기피자 10판이 주어졌다.

이 외에도 3등을 한 2학년 8반과 2학년 10반은 각각 합창을 했는데,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피자 10판이 주어졌다.

학급문화 발표대회 시상품인 치킨과 피자는 순천금당고 방학식 날 해당 학급에 배달되어 더 즐거운 방학식이 되었다. 

 

‘학급문화 발표대회’를 마치고
"함께하면서 경험한 짜증, 즐거움, 협력의 짜릿함"

 
‘학급문화 발표대회’ 계획이 몇 주 전에 발표되었다. 그때는 시험기간이어서 학생들의 반응이 없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담임선생님들의 독려로 발표대회 준비가 시작되었다. 

시끄러운 시작

누군가 주도하고, 시끄러운 의견 조율을 거쳐 모두가 힘을 합쳐서 나아가는 것은 불편하면서도 멋진 일이었다. 각자 하고 싶은 것도, 그를 위해서 하고 있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아이들이 축제 준비라는 한 가지 목적을 눈앞에 두고, 그 한 가지 목적에 집중했다. 물론 그 준비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모든 아이가 준비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준비하기로 한 공연내용에 불만도 있었다. 시간을 정해서 모이기로 해도 늦거나 빠지고 쉬운 것만 하려고 했다. 사소한 다툼도 일어나고 그로인해 시끄러워지기도 했다.

열정이라는 기분

빠지려고 하고 책임을 맡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를 볼 때는 괜히 하려고 나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대를 마치고 내려올 때는 다른 아이들과 하나 된 기분이었다. 참여 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참가하지 않았다면 느껴볼 수 없는 기분이었다.

준비는 어떤 공연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여러 가지를 찾아보던 중에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을 배경으로 삼아 우스운 율동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공연 내용을 정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의견 차이도 없었다. 하지만 연습을 할 때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나서서 고생해준 친구는 늦게 오고 몇몇 친구는 “이런 창피한 짓은 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일이 우리 반에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연습도중 참여율이 부진해 중간에 그만둔 반도 있고, 처음부터 나서지 않은 반도 있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되지 않아 다행이다. 연습할 때도 열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짜증과 협력의 짜릿함!

시험처럼 모두와 경쟁이 아닌 서로 힘을 합쳐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새로웠다.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힘을 합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준비하는 도중에 기분 나쁜 일도 있었고 갈등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일, 고난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위기 해결 능력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두 개 반이 출전을 포기했고, 나머지는 문화제의 일원으로 내가 느꼈던 짜증과 즐거움, 그리고 평상시에는 느끼기 힘든 협력의 짜릿함을 경험했다.
위태로운 준비기간이 지나고 마침내 ‘학급문화 발표대회’가 다가왔다. 모두 연습한 만큼의 자신감이 넘쳤다. 학교의 일정이 끝나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모든 공연이 재미있거나 치밀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모두들 많은 연습을 통해서 각자의 공연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자신감에 가득 찬 눈빛이었다. 모든 공연이 흥미진진했다. 아마 준비한 시간과 긴장과 노력이 합쳐져서 그런 재미있는 공연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죽어라고 연습하는 이유

무대 위로 올라가자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아래에서 볼 때는 그저 여유롭게 준비한 대로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무대에 서자 떨리고 불안했다. 어떻게 공연을 마쳤지는지도 모르게 끝났다. 프로들이 아무리 간단한 일이라도 죽어라고 연습하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실전에서는 무수한 타인의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에 잠시라도 방심한다면 완전히 일을 망치기 십상이다. 단순히 문제를 풀 때는 알기 힘들었던 사실을 몸을 움직이면서 더 쉽게 알 수 있었다.

공연 때와 달리 많은 학생이 관람석을 지키고 있었고, 선생님들까지도 끝까지 함께 하셨다. 우리 반이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협력하기 위해서는 위기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연습만이 완벽하게 만든다는 것을 얻게 된 값진 시간이었다.

김락현(순천금당고등학교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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