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옥서
순천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
순천시는 지난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총회에서 지방의제21이 채택되자 그린순천21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가꾸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2007년에 ‘생태수도 순천’이라는 전략목표를 설정한 후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생태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생태도시(Ecology City)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공생 할 수 있는 유기적 복합체로서의 도시를 의미한다. 생태계의 속성인 자연성은 물론이고 다양성과 자립성, 순환성, 안정성을 갖춘 도시이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태도시하면 자연적 매력요소(순천만 습지 등)의 다양성, 자연경치의 아름다움, 공원·녹지·거리 등의 다양함, 넓은 생태면적과 보전을 먼저 떠올린다.

반면에 정원도시(Garden City)는 생태도시와는 다른 인위적인 요소가 가미된 개념으로 도시와 전원의 장점을 조화시킴으로써 도시의 생활환경을 전원적 분위기로 조성, 저비용 고효율의 도시구조를 추구하며 생활할 수 있는 도시로 생태도시보다는 협소한 개념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지난 1997년 동부지역사회연구소를 중심으로 여러 시민단체가 연대해 순천만과 접하는 동천하구 개발을 막아내고, 이때부터 ‘여자만’을 ‘순천만’으로 각인시킨 노력의 결과로 오늘의 순천만자연생태공원과 순천만정원이 탄생했음을 잘 모르고 있다.

순천시는 이런 순천만의 높은 가치를 중요시하여 생태수도를 도시기본계획과 시정목표의 핵심으로 내세워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정원을 품은 행복도시’ ‘순천은 도시가 아닙니다. 정원입니다’ 라는 표어가 등장하면서 기존에 추구해왔던 생태도시의 이미지가 퇴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순천만정원 옆 오천택지지구의 고밀도 고층 아파트는 자연스러운 스카이라인을 망가뜨려 생태도시의 이미지를 많이 손상시키고 있다. 벌교에서 순천으로 들어갈 때 봉화산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순천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 1위로 만든 데는 순천만자연습지가 인공적으로 조성된 순천만정원보다는 기여한 바가 월등히 높다고 본다.

챨스 몽골메리는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란 책에서 전 세계 인구 70억 명 중 50억이 도시에 살고 있는데 도시의 확산(새로운 택지지구개발)보다는 처음 형성된 도시에서 주민들이 서로 조금 더 가까이 몰려 살고, 조금 느리게 이동하기를 선택하면 행복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런 행복도시는 탄소와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고 인류를 구원할 도시라고 한다.

순천시가 향후 도시계획에 있어서 생태적 가치와 에너지 자립을 최우선으로 할 때, 미래의 순천은 한국에서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1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순천은 순천만습지, 선암사와 송광사, 낙안읍성을 보유하고 있고 인근에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둔 역사문화와 자연절경의 중심에 서있다. 이런 주변 환경을 생태관광 및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고, 동천과 봉화산을 중심으로 원도심과 신도심 주민들이 만나는 場(카페나 야시장 등)을 열고, 또 이동은 녹도와 자전거도로를 통해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그러면 행복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기위해서라도 타 지역사람들이 순천에 와서 먹고 자고 쇼핑도 하면서 함께 즐기게 될 것이다. 이때 우리는 ‘행복도시, 순천에서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고, 정원도시보다는 생태도시에 살고 싶은 우리의 바람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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