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형 변호사
“회장 취임식을 어떻게 하는 것이 봉사단체의 모습일까?”

요즘 국제로타리클럽이나 국제라이온스클럽, 국제와이즈멘클럽(국제봉사단체의 창립順)의 회장 이ㆍ취임식이 한창이다. 회장의 임기가 7월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국제로타리(Rotary International)는 폴 퍼시 해리스(Paul Percy Harris)가 1905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3명의 사업가들과 클럽을 만든 것이 시초가 되었다. 국제라이온스협회(Lions Clubs International)는 멜빈 존스(Melvin Jones)가 1917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각지의 대표자 20여 명으로 창설하였다. 국제와이즈멘(Y’s Men International)은 폴 윌리엄 알랙산더(Paul William Alexander)가 1920년 미국 오하이오주 토레토 YMCA 안에 17명의 열성 청년들로 TOL-YMCA(톨림카)라 부르는 클럽을 만든 것이 시초가 되었다 한다.

세 개의 국제봉사단체는 목적이나 강령 등이 있는데, 봉사(奉仕)를 내세우고 있는 점에서는 같다. 우리 지역에도 국제봉사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클럽들이 많이 있고, 각 클럽마다 나름대로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봉사를 하고 있다. 우리 지역 곳곳에는 각각의 국제봉사단체에 소속된 클럽이 설치한 시설물을 쉽게 볼 수 있다. 

국제봉사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클럽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회장은 개인적인 이익과 거리가 먼 명예스러운 자리이고, 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 회장의 역량에 따라 클럽의 성패가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회장은 한번 밖에 할 수 없고,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자리라는 생각 때문인지 이ㆍ취임식을 멋지고 화려하게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클럽 회원은 물론이고, 가족, 친척, 지인 등을 초대하여 축하를 받기도 한다.

필자는 회장 이ㆍ취임식에 참석하여 축하를 할 때마다 행사가 지나치게 화려하고, 남에게 자랑하려 한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그리고 클럽 회원이 아닌 외부 손님을 초대해놓고는 행사를 너무 길게 진행하곤 한다. 봉사단체의 회장에 취임하는 근본 목적은 봉사(奉仕)를 잘 하자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봉사단체의 회장 이ㆍ취임식이 그 취지에 맞게 치러지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제봉사단체에 소속된 클럽이 몇 개에 불과하고, 회원 가입도 매우 어려웠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봉사클럽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회원 가입에 어려움이 없다. ‘세상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 ‘봉사단체의 회장에 걸 맞는 이ㆍ취임식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우리 지역에서 활동 중인 3개의 국제봉사단체 회장에 취임하는 사람들이 이ㆍ취임식을 생략하거나 최대한 간소하게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는 돈으로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을 기부하거나 어렵고 힘든 사람을 위로하는 데 쓴다면 봉사클럽의 취지에 훨씬 더 부합할 것이다. 3개의 국제봉사단체가 힘을 합쳐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면 지역사회에도 큰 도움이 되고, 회장들의 친목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3개의 국제봉사단체가 함께 하기 어렵다면 각각의 클럽별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회장 이․취임식을 합동으로 하거나 아니면 식순을 최대한 간소화 할 필요가 있다. 매년 반복되는 국제봉사단체의 회장 이ㆍ취임식이 앞으로는 봉사정신에 맞는 모습을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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