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삼영
순천대 환경교육
학과 교수
요즘 국내외적으로 미래세대를 이끌 인재상에 대한 교육계의 화두는 단연 창의 융합형 인재의 양성인 것 같다. 나라마다 앞 다투어 어떻게 하면 여러 학문 분야의 특성을 잘 버무리고 활용하여 미래를 이끌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지 고심한다.

우리나라도 혁신적, 창의적, 창조적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제도 개편과 투자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STEAM(Science 과학, Technology 기술, Engineering 공학, Arts 예술, Mathematics 수학-‘융합인재교육’으로 번역됨)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한창 진행 중인 고등학교의 ‘문․이과 통합’ 운영도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개별 학문 또는 영역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전문성을 신장하는데 더하여 전혀 달라 보이는 학문이나 영역을 접함으로서 사고의 틀을 넓히고, 영역간의 통섭을 통해 창의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며 궁극적으로 삶의 가치를 높이고자 함일 것이다.

환경이란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자연환경과 인공환경으로 구분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학문으로서의 ‘환경’은 어떠한가?(학문으로서의 환경을 ‘환경학’이라 하겠다). 환경이 우리가 존재하는 모든 시공간을 포함하듯이 학문의 영역에서 환경학은 많은 영역을 포함한다. 우선 환경학은 과학의 모든 영역을 포함한다. 환경오염을 저감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기술은 공학의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환경철학, 환경윤리, 환경심리학 등 인문학분야와 환경경제학, 환경정치학, 환경법 등 사회과학분야, 환경음악, 환경미술, 환경문학 등 예술 분야 또한 환경학에 포함된다. 이 보다 더 융합적인 학문이 어디 있는가?

우리 순천의 현안문제 중 하나인 해룡천을 예로 들어보자. 해룡천의 수질악화와 그 원인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는 자연과학적 지식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 또한 알고 있고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은 단지 과학 기술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가용 가능한 예산이 있어야하고, 지하로 흐르는 해룡천을 복개할 것인지 인근에 거주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의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 등등 고려해야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해관계자 뿐 아니라 순천 시민의 환경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고, 도시계획법을 비롯하여 많은 법령과 행정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순천의 생태도시 이미지의 경제적 가치와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환경경제학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해룡천 문제는 이렇듯 여러 학문 영역이 잘 소통되고 합의점을 도출할 때 비로소 해결될 것이다.

환경학은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학문이며 초․중등교육과정에서는 ‘환경교육’으로 구현된다. 환경교육은 과학교육이며 동시에 사회교육이고 도덕교육이다. 혹자는 과학, 사회, 도덕교과에서 다루니 환경교육이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교육은 이들 개별 교과에서 다룬 지식들을 통합적으로 재구성하고 상호연관성을 더해 창의적 문제해결능력과 갈등조정 능력을 키워주는 융합교육이다. 또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착한 과학기술을 지향하는 과학자를 양성하는 교육이다.

진정한 창의 융합형 인재는 창의적 사고로 미래를 선도할 뿐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의 가치를 소중히 하고 배려하는 인성을 갖춘 사람이다. 환경교육은 이러한 교육목적에 매우 부합하는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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